제   목 그 많던 오징어채는 누가 다 먹었나?   18-01-05
글쓴이 이덕은   89 hit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냉장고 청소는 계륵입니다. 전통적으로 냉장고는 안주인 영역이니 함부로 건드렸다간

힘 들여 청소해 놓고도 욕 얻어먹기 딱 좋지요.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오는 냉장고들, 정말 정리 잘 돼 있습니다. 그걸 보면 '그럴 리 없는데'

 하면서도 만년설 켜켜이 쌓인 냉동실을 떠올리며 주눅 들게 마련입니다.

만년설 밑에 언제 들어가 있었는 지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고등어가 나올 지도 모르겠는데,

아마 이런 건어물이나 김 등은 냉장고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요즘 체질이 변했는 지 아무렇지 않게 먹었던 음식물들이 어떤 것인지 적시하지도 못하면서

'부드러운' 나의 피부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가급적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눈총 받지 않으려면 대충 

차려 먹는 재주 정도는 부릴 줄 알아야지요. 

그러나 그것보다도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도 힘든 것인데 나이가 들어 갈수록

상호 의존도를 줄여야 합니다. 말처럼 쉽진 않지만 서로 배려하며 짐을 덜어주라는 겁니다.

그래서 삼식이 요리 경연대회에 나갈 정도는 아니더라도 

간단한 반찬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 먹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때 위에 말한 

방치된 잉여 식품 등을 활용해봅니다. '가재 잡고 도랑 치고'지요.



오징어실채 볶음이야 기름 두르고 약한 불에 볶다 간장, 물엿, 설탕 넣으면 되는 것이고

지난 번 냉동 대왕오징어 대신 반건 슬라이스를 구해 버터구이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버터를 넣고 이연복 세프를 연상하며 마늘을 꽝 짖쪄 노릇하게 볶습니다.



오징어 슬라이스를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그냥 넣고 볶으면 됩니다. 이때 물엿을 넣으면

윤기가 나겠지요. '후추도 뿌린 것 같은데?' 의심 되시면 후추도 좀 뿌리십시오.



멸치나 건새우만 볶으면 심심하니 마늘쫑과 꽈리고추를 준비합니다.

마늘쫑은 먹기 좋게 잘라 데쳐 사용합니다.



꽈리고추는 껍질이 부드러우니 데칠 필요 없겠지요. 반으로 자릅니다.



간장, 고추장 약간, 고춧가루, 참기름, 물엿, 설탕 등으로 만능 양념장을 만듭니다.

'등으로'라는 뜻은 기호에 따라 다른 걸 첨가해도 좋다는 말입니다.



멸치 대신 북어포를 썼습니다. 데친 마늘쫑에 양념이 좀 배도록 볶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북어포를 넣고 다시 볶습니다. 끝.

있어서 북어포를 넣긴 했지만 잘 부서지고 멸치보다 맛이 떨어지는군요.



마른 새우는 미리 볶아 묵은 냄새를 뺍니다. 양념장과 꽈리고추를 넣고 볶다가

새우를 넣습니다. 또 끝.



간단히 4가지 반찬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여차하면 다른 게 없더라도 밥 한 술 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징어 버터볶음은 반찬이기도 하지만 맥주 한잔 들기 전 

전자렌지에 1분 정도 가열하면 안주로도 먹기 좋습니다.

오징어채 볶음은 나중에 먹으려고 넣어 두었더니 누가 다 먹었지?

요즘 가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합니다.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아내 말 잘 듣자.'

나도 하나 맹글어 달랄까요? 뭐라고 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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