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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전자랜드는 한 달에 두 번 첫째, 셋째 화요일만 쉰다.
다른 직장은 주 5일 근무하는 곳이 늘어나는데, 이 곳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황금 같은 휴무를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까 생각해봐도 묘안이 없다.
어머니, 아내, 아이들, 형제 모두가 함께 쉬면 좋으련만…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봄나물 뜯으러 가기로 결론을 내고 도시락을 준비하여,
어머니, 아내, 매제, 여동생과 다섯이서 나의 애마 수타랙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목적지인 양평의 남한강변에 도착하니 보라빛과 황토색 중간인 냉이가 지천으로 깔려있다.
찬바람도 불고 기온은 영하를 가리키지만 양지바른 곳이라 제법 봄기운이 난다.
강변 밭가의 냉이, 달래, 꽃다지, 지청구 등 나물을 캐고 있노라니
멀리 아지랑이도 보이고 만물이 소생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떻게 이런 풀과 나무가 계절에 맞추어 새싹을 내고 가지에
움을 틔우는지 들여다 볼수록 환상적이다.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게 자연이 아닌가 한다.
새싹을 내는 풀과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모든 우주가 다 들어있는 느낌이다.
봄나물 캐는 어머니의 진지한 표정과 아내의 불만이 대조적이다.
오늘 캐는 나물을 시장에서 파는 값으로 계산하는 아내는 5천원 어치라 하고
우리가 직접 깨끗한 곳에서 캐는 것이니 값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어머니의 생각과는 천양지차를 보인다.
여동생과 매제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엇이 즐거운지 입과 손발이 바쁘다.
저녁이면 냉이향기 가득한 된장국 생각에 입맛이 다셔진다.
내일 점심 땐 어머니의 놀이터인 노인정에서 냉이된장국이 등장하여
여러 사람의 입맛을 돋울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믓하다.
여러분들도 골프나 해외여행, 유명관광지만 찾지 마시고 가족과 함께
가까운 야외로 봄나물 소풍을 한 번 하시지요?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시락 먹는 즐거움, 가족의 화합
자연의 신비를 한껏 만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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