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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같아서
금강전자가 세운상가 시절엔 형님과 같이 근무를 했다.그 때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설치하러 다니느라 참으로 바빴으나 이제는 참으로 한가하다.
형님과 같이 근무할 때 목소리가 같아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형님과 절친한 고등학교 친구인 유 중희라는 형님이 계신다.그 형님을 오랫동안
보아왔기 때문에 목소리를 잘 안다.그 형님이 전화를 했을 때 내가 받으면
"태환아 나다." 간단하게 말씀하신다.
"예 형님.저 명섭입니다.그 간 별고 없으셨어요? 형수님도 건강하시고요?"
"응 그래.형님 좀 바꿔봐라."
"예.잠깐만 기다리십시요."
별 문제가 없다.
나의 친구가 전화를 하면 대체로 문제가 생긴다. 형님이 전화 앞에 많이 앉아
있어서 형님이 전화를 많이 받는다.
"여보세요?"
"응.명섭이구나. 그 간 잘 있었냐?"
"형님인데....." 형님이 대답한다.
"짜식이 너 많이 컸다.형님도 못 알아보고." 친구가 형님을 나로 착각했다.나이가
적을 때는 친구들 간에 서로 형님이라고 우긴다.
"나 형님이다."
"야 임마 까불지 마!"
아무리 얘기를 해도 형님의 목소리를 나로 알고 친구는 끝까지 가니 할 수 없이
끊어 버렸다.나중에사 친구가 얘기하는데 '형님한테 실수를 해서 큰일 났다'고 한다.
많은 친구들이 이런 실수를 했다.
집에서 전화를 해서도 헷갈리는가 보다.마누라가 전화를 해서는 형님인 줄 모르고
"난데."한다.시숙과 계수간에 아무리 허물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시숙한테 '난데.'라고
할까.형수도 전화를 해서는 내가 받아도 잘 구별하지 못한다.하루는 형수가 전화를 했을 때
형님인 줄 아는 형수에게 형님처럼 말하면서 놀려주기도 했고 나의 마님이 전화를
했을 때 형님이 받은 것처럼 "명섭아 전화받아라."하고 놀렸던 적도 있었다.
친구들과 집사람들조차 이런데 하물며 손님들이야 더 한다.
"사장님 목소리가 젊어지셨습니다."
요사이는 형님은 용산에서,나는 서초동에서 근무한다.서초동에 전화해서는
"아니 용산에 있다가 언제 서초동까지 갔지요?" 라고 말씀하신다.
한 배 속에서 난 형제이고 체구도 비슷하니 목소리가 같은가 보다.
(혹시 얼마나 닮았는지 궁금하신 분은 양쪽에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혹시나 하는 생각이다.형님이나 내가 손님께 잘못하여 엇갈리게 전화하여 따지고
욕하고 싸우는 전화를 받았다면 과연 어떠했을까 싶다.그렇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래서 항상 언제든지 누구와도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서 웃을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100%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맨 끝부분 말이 캥긴다.앞으로 전화도 더 잘 받고
더 친절한 대표 사원이 되어야겠다. 반성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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