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색이 연두색인가 싶더니
어느덧 푸르름이 더한 녹음으로 바뀌었다.
고요한 정적울 깨지 않을려는 실개울 조차
옥수같은 물을 소리나지 않게 흘려보내고 있다.
가끔씩 숲속의 와과의인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경쾌하다.
누구 보는 이가 없는지???
사방 경계를 철저히 하고....
이런 고요속에서 밤의 전령이
며느리배꼽 풀잎에 청옥구슬을 만들어 놓았다.
이 구슬이 햇빛을 받아 더욱 영롱하게 빛을 발한다.
이 조그만 거미 녀석은
구슬이 몹시 갖고 싶은 모양이다.
안아 보고, 품어보고, 어루 만져 보고....
이걸 제집에 훔처다 놓고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웬 변고인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시커먼 찍사 녀석이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으니....
에이쿠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다더니...
쥐도 새도 모르게 저 시커먼 찍사가
나의 행동을 전령사에게 일러 바치겠구나....
청옥구슬이고 뭐고 줄핼랑이나 치자....
조그만 녹색 거미는 큰 아쉬움을 남기고
청옥구슬을 그 자리에 두고서 총총히 사라졌다.
남이 보지 않는다고
공공이 함께 보고 즐기고, 함께 사용해야할 물건을
마치 제것인양 훔처가는 이가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고...
이 거미는 절대로 청옥구슬을 훔처가지 않았슴.
착한 거미임에 틀림없슴..ㅋㅋㅋ
이 이파리는 직경이 겨우 2센티 남짓이나 될까?
거미의 몸통이 너무 작아서 잘 나올지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