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샵에 처음 갈 때는 빈지갑으로 가라 (매킨토시 님)   0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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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에 처음 갈 때는 빈지갑으로 가라 / 2004-03-07 08:39:27


아래 글에 대한 댓글을 달다가
충고아닌 충고를 한마디 해야겠기에 이렇게 한마디 올려 보네요.

샵에 갈 때 아무리 사고 싶은 기계가 있고 꿀떡같은 미음이라도
첫날은 꼭 지갑을 놓고 가십시요.

저도 초보시절에는 오디오 잡지를 읽다가도 어느 앰프가 좋다더라하는 평론가의
기사를 읽으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샵으로 달려가서 그 앰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덜컥 사오고
하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평론가가 좋다고 해도 어쩐지
제맘에 는 안들어서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도로 팔아 버린 적도 많습니다.
성급한 저의 이런 성격 때문에 돈이 저축될 날이 없었지요.
물건을 한번이라도 쓰면 중고값으로 팔아야 되니
그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계 소리에 대한 궁금증은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서
끙끙거리다가
아예 샵에 갈 때는 지갑을 집에 놓고 토컨 두개만 주머니에 넣고 샵에 가곤 했습니다.
그러고는 샵에서 조용히 집중하고 소리를 들어 보게되니까
저것이 내방으로 옮겨갔을 때의 소리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등등을
계산할 정도로 침착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사지도 않을 거면서 이것저것 틀어 달라하기가 미안했지만 점점
짜장면까지 시켜 먹으며 오래 동안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신중하게 듣고 판단할 정도로
느긋해졌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 기계에 대해서 조언을 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오랜 습관 덕분에 주위의 분들은 저에게 많이 물어 봅니다.
제가 들어서 좋은 건 좋다고 확실하게 말하고 이런저런 약점도 있으니 감안하시라고 하면
지방에 계시는 지인분들은 제말만 듣고도 샵에 주문을 하시기도 합니다.

느긋하게 기계를 대하는 것이 오디오 하는데는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25년된 사람의 말이니 저보다 오래 하신분들은 동감을 많이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