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어떤 오디오가 좋은 오디오인가?   04-02-23
글쓴이 운영자   1,247 hit
 


어떤 오디오가 좋은 오디오인가?


                                                      - 이 글은 용산점 오랜 고객이신 김영남 선생님의 글 입니다.


어떤 오디오가 가장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애호가마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지만 의견을 수렴해 보면 좋은 오디오란 가장 자연스러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재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모아질 것이다.

재생음악에 있어서 고음쪽은 바이올린의 배음이 확실히 들리고 날카롭지 않으면서 금속적인 자극을 주지 않는 소리를 꼽을 수 있고, 중음에 있어서는 첼로를 켤 때 마치 송진가루가 떨어지는 것 같은 환상과 부드러울 때는 부드럽고 힘찰 때는 성난 파도같은 긴장감을 주는 소리를 원할 것이고, 또한 피아노는  피아노대로 패달음과 여운이 확실히 들려야 할 것이고, 오르간 같은 저음악기는 아랫배 쪽으로 힘찬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은 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음악적인 하모니가 온 방안이나 홀의 구석구석까지 전달된다면 비록 표시출력이 작다하더라도 오디오로 음악을 듣는 진실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디오 세계에는 이상한 현상이 아직 많이 존재하고 있다. 물리적인 특성과 청감상의 특성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측정데이터가 좋은 트랜지스터 앰프보다 측정데이터가 나쁜 진공관 앰프가 훨씬 훌륭한 음악성을 전달한다고 하는 이 사실. 미묘한 청감력을 가진 귀. 주파수특성은 평탄한데 저음이나 고음이 잘 들리지 않는 스피커나 카트리지.

오디오매니아란 이 괴상한 매력에 홀려 드디어 중독환자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말할 것이다.


1. 좋은 소리란 어떤 것인가?


원음 --> 녹음 --> 재생의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소리를 듣게 된다. 이때 원음이 가진 분위기, 즉 '음악성'이 생생하게 재생될 때, 우리들은 "아, 좋은 소리구나~!!'하고 느끼는 것이다.

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 30여년이 지났지만 '좋은 소리란 어떤 것일까?' 로 대단히 고민했었다. 공학도 출신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측정데이터가 좋은 앰프, 스피커나 카트리지를 선호했었다. 그러나 소리를 들어보면 우등생(=음악성이 발군 이라 할 수도 없고, 달리 결점을 얘기할 수 없다는 오디오 용어로 결코 칭찬하는 말은 아님)정도의 보잘것없는 시시한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측정데이터가 좋으면 좋을수록 부품이나 배선 등의 숨겨진 결점이 낱낱이 들어나 좋은 소리를 엷게 해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디오에 입문한 사람에게 '소리는 별로인데' 하고 말은 하지만, 데이터는 좋게 나와 있기 때문에 증명, 납득시킬 수가 없어 나는 몹시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이 '좋은 소리'라 표현할 수 있는 오디오라면, 흔히 말하는 '클래식에 적합한 소리(오디오)'랄지 '째즈에 적합한 소리(오디오)' 등의 분류를 할 필요도 없는, 모든 음악 장르에 대하여 음악적 표현력이 풍부한 재생이 가능할 것이다.

'독단과 편견'으로 가득차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 오디오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고 '좋은 소리'를 즐기게 된 오디오 판정기준에 대하여 얘기해 보겠다.


2. 소리의 양부판정 기준은 '순발력'과 '여운'에 있다


소리는 단순명료한 단지 두 단어로 되어 있다. 그것은 '직접음'과 '간접음'이다.
   원음 = 직접음 + 간접음

아무리 단순한 소리나 복잡한 소리나 모두 소리가 발생한 순간에 직접 최단거리로 전달되어 오는 소리(직접음)와 그곳까지 여기 저기 부딭혀 반사되어 울려퍼지면서 전달되어 오는 소리(간접음)가 항시 존재하고 있다. 이것으로 소리가 난 방향이나 정위를 느끼고 그 방의 크기나 상황을 감지할 수가 있다. 오디오 기술이 이 관계를 능숙하게 '녹음'하고 이상적으로 '재생'함으로써 원음의 분위기, 즉 '음악성'을 리스너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직접음'과 '간접음'의 관계를 음이 튀어나온 순간의 '순발력(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는 소리)'과 '여운(잔잔하게 울려 퍼져오는 소리)'이라는 청감상의 단어로 바꾸어 그 느낌을 형용할 수가 있다.

필립스사에서도 50여년전 원음이란 ATTACK과 RELEASE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이것도 아마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일 것이다.

이상은 원음장에서의 일이지만, 악기나 음성도 같은 맥락에서 얘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타, 바이올린, 피아노, 가야금 등 거의 모든 악기는 두들기거나 튕기거나 하여 소리를 내지만 '순발력'과 '여운'의 관계를 가지고 있고 음성도 입앞에서 내는 '자음'과 목이나 입속에서 공명시켜 나오는 '모음'의 관계에도 '순발력'과 '여운'이 있다.

세상의 삼라만상 모든 것에서 나오는 '원음'이란 이 간단한 단어 '순발력'과 '여운' 또는 'ATTACK'과 'RELEASE'로 바꿀 수 있고, '직접음'과 '간접음'의 관계로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프로의 귀로 만드는 훈련


어떻게 하면 소리의 양부를 분별할 수 있을까?  두 단어('순발력'과 '여운')만 가지고  청감상으로 소리의 양부를 판정해 보기로 하자.

원음의 '직접음'은 '음상정위신호'를 나타내고, '간접음'은 '음장재현신호'를 나타낸다. 전자는 스피커 사이에 생기는 정위를 표현하고, 후자는 스피커 양 외측으로의 확장감(퍼지는 느낌)과 전후의 깊이감을 나타낸다. 2000명을 수용하는 홀의 스테이지 직접음과 홀의 간접음을 (직접음은 동위상, 간접음의 확장감은 역위상180도, 깊이감은 90도 위상차로서) 단 2개의 마이크를 One Point Setting하여 자연스럽게 녹음한 것이라면 단 2대의 스피커로 재생해도 4~5평정도의 방을 2000석 규모의 홀로 바꿀 수 있다.

원음이란 직접음의 뒤를 이어 홀에 울려퍼진 간접음이 따라와 마지막에 여운이 되어 사라져 가는 패턴일 것이다.

이 삼각형의 패턴, 세로축 '순발력'에 100점 만점, 가로축 '여운'에 100점 만점의 점수를 붙여 실제로 소스에 포함된 음악신호가 청감상 양자 모두 100점 이상으로 들린다면 이 오디오 기기는 명기일 것이다.

물리적으로 말하면 소리의 '순발력'이 좋으면 청감과도특성이 좋다는 것이고, '여운'이 좋다는 것은 청감왜율(찌그러짐)이 적기 때문에 소스의 여운이 가려지지 않고, 흐려지지도 않고, 아름다운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순발력'(세로축)과 '여운'(가로축)의 점수를 연결하여 만들어진 청감면적이 클수록 '청감파워'가 커서, 스케일감이 넘치는 큰 소리로 들리게 된다.
  
오디오는 직접음의 표현력이 좋은 '순발력파'('순발력'은 50점이상 만점에 가까우나 '여운'은 50점이하), 간접음의 표현력이 좋은 '여운파'('여운'은 50점이상 만점에 가까우나 '순발력'은 50점이하), 어느 쪽도 좋지 않은 보잘것없는 소리의 '우등생파'('순발력' '여운' 모두 50점이하)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마련이지만 만약 양자를 겸비한 100점만점 이상의 오디오라면 실황(원음)보다도 더욱 생동감이 넘치는 소리를 내주는 '명기'대열에 끼게될 것이다.

참고로 오디오 평론가들이 말하는 '조금 거친  소리, 아메리카 톤, 트랜지스터 필링 등은 '순발력파'에 속하고, 유럽 톤, 진공관 필링 등은 '여운파'에 속하며, 음악성 발군의 생생한 소리 라고 표현하면 '명기파'에 속하며, 스케일감도 없고 어느 장르를 들어도 그저그런(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 라고 표현했다면 이것은 '우등생파'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순발력'과 '여운'의 관계는 저음부, 중음부, 고음부의 전대역에 걸쳐 쭉 뻗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순발력'과 '여운'이라고 표현했지만 각 대역의 '순발력'과 '여운'의 관계가 같은 크기의 삼각형으로 표현할 수 없다면 밸런스가 무너져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들리게 된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자유자재로 판별할 수 있을 정도라면, 이미 오디오 평론, 오디오 설계가 가능할 정도의 프로의 귀로 성장했다고 것을 의미할 것이다.


4. '음악성'이란 무엇인가?


'음악성'이 뭐지? 라고 갑자기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 대답할까?
  '음악성' = 'Heart' + 'Punch' 일 것이다.

클래식, 파퓰러, 째즈, 포크, 가요 등 모든 음악 장르에 걸쳐 '하트'와 '펀치'를 구비한다면 사람을 감동시켜 대 힛트를 할 것이다. 음악의 세계에는 사람의 마음을 감격시키는 정열(Heart)과 활력(Punch)이 넘치면 '명곡'이며 '음악성'이 넘친다고 할 수 있다.

'Punch'의 표현력이 풍부한 장치란 '순발력'이 뛰어나고, 'Heart'의 표현력이 풍부한 장치는 '여운'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치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음악'과 '소리'와 'Sex'의 관계이다.
닭과 계란의 관계인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Sex(환락가)가 번성한 곳 일수록 음악이 번성하였고 소리가 좋은 재생기기(명기)가 탄생하였다.

덴마크의 Ortofon(카트리지), 미국 로스앤젤러스의 하리우드 영화와 함께 발전한 JBL이나 ALTEC(스피커) 등이 그 예이다.

넉살좋은 '순발력♂'도 흠뻑 젖은 '여운♀'도 잘 표현할 수 있는 '명기'로서 오디오메니아 사이에 평판이 높다. 젊은 사람일수록 '순발력'이 좋은 상품을 구입하고 나이가 들면 '여운파'로 전향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원음의 세계, 오디오의 세계, 섹스의 세계가 양 극단의 관련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사실은 그럴듯한 농담입니다.)


5. 소리의 상성감별법과 능숙한 조합법


스피커 시스템 등의 저, 중, 고음 각 대역의 유니트가 어떠한 성격의 소리가 나오는지 들어 보고, 각 스피커의 '순발력'과 '여운'의 성격이 똑같은 것을 조합하면 상성이 좋은 시스템이 된다.

예를 들어, 종합 주파수 특성이 평탄하다 할지라도 만약 유니트간의 성격이 다르면 연결이 나쁜 소리가 된다. 여기에도 데이터와 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모순이 존재한다.

'순발력'파와 '여운'파의 스피커 유니트를 전대역에 뒤섞어 사용하면 거의 모두가 상성이 나쁜 소리가 되기 때문에 자작하는 경우에는 유니트간의 성격을 고려하여 유니트를 선별할 것을 추천한다. 이것은 오디오매니아가 오랜 경험을 토대로 터득한 요령이다.

카트리지에서 스피커까지를 도중의 앰프나 연결코드, 배선 등도 신경을 써가며, 몇 번이고 소리를 들어가면서 '순발력'과 '여운'이 만들어 내는 청감면적이 더욱 크게 되도록 개선해 나간다면 '원음(실황)보다도 더욱 생생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끈기있게 해 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소리의 '기호'에 대하여 얘기하고 싶다. 분명히 '좋은 소리'란 '순발력'과 '여운' 양 극단의 표현력이 풍부한 소리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음식과 같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반드시 좋은 소리만으로 만족하지 못할 때가 있다.

때로는 '순발력'이 좋은 소리를, 때로는 황홀하여 넑을 잃을 것 같은 '여운'을, 때로는 '우등생'적인 어른스러운 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항상 '좋은 소리'를 마음속으로 정해 놓고 '좋아하는 소리'를 흐트러 놓고 다시 조정해 나가는 훈련을 해 간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