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오디오와 사람...   04-02-15
글쓴이 운영자   781 hit
 
어제 시청회 기기들을 매장 직원들이 바쁜 덕분에 아직 철수를 하지 않아
혼자서 메르디안 G08에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올려서 들어본다.

동호회 시청회나 여기서 주관하는 시청회 때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아
깊이있게 음악을,  기기가 들려주는 소리에 몰두를 하지 못한다.

내가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순간은
아침에 자고 난 뒤, 아니면 아주 늦은 밤 혼자서 편안한 의자에 머리를 한껏 제치고
퍼지고 앉아 음악에 조금씩 빠지는 것과 비례해서
내 머릿 속 잡념이 비워지는 것이다.

갈수록 음악은 멀어지고 오디오는 가까이 와서 자리잡는 느낌이다.
이 둘이 적당히 조화롭게 가주면 좋을 일인데 그렇지 못하다.
오디오는 갈수록 확대되어 내 앞에 떡허니 버티고 있고
매장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온 걸 보면, 호기심으로 눈은 반짝거리고
다 들어볼 수 없는 노릇, 침만 삼키고 말 때가 많다.

유명한 레퍼런스급 기기를 들어보곤 훈장 얻은 사람 마냥 우쭐해지고
그 기기를 마치 다 아는 양 그것은 어떻고, 소리가 말이야~~
어쩌구하면서 잘난 체를 한 적도 있었다.
그 기기를 만든 엔지니어가 이런 날 봤으면 뭐라고 했을까?

지난 번 인터뷰 했던 백교수의 말이 귀를 때린다.
3년은 들어봐야 그 기기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초보 1년차가 알면 뭘 안다고...

기분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게 사람의 감각이다.
여기서 청각도 예외일 수 없는 법

자주 듣는 정경화 연주의 브르흐 바이얼린협주곡도
몸이 피곤하고 짜증 날 땐 손도 가지 않을 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절정부분이 시끄럽게 속을 디집어 놓을 때가 있다.

이렇듯 오디오 기기평가라는 게
듣는 이와 어떤 교감을 이루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가끔하는 고민....
소리에 객관성이 있느냐?
왜 사람들은 오디오를 하는가?
오디오의 역사가 100년이라고 했던가?
역사가 있다는 건 객관성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
경험과 지식이 짧아 생각은 여기서 멈춘다.

오디오 끝에 사람이 있고,거기에 일상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그런 쪽으로 관심을 돌려 볼 까한다.

결국 사람으로 귀결되어 지기 마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