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경북신문에 소개.   0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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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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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금강전자 "고태환" 사장



‘사운드 오브 뮤직’의 즐거움 속에서

서울 용산전자랜드에 자리한 금강전자 숍을 들어서니 즐비한 오디오기기들이 설레듯 눈길을 끈다. 막 더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 이 초여름의 계절을 ‘사계’의 작곡가 ‘비발디’는 어떻게 표현했더라? 절로 흥얼거림이 나왔다. 그때 웬 로맨틱한 분위기의 중년신사가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첫눈에 딱 느낌이 왔다. 아, 이 배경과 무척 어울리는 사람이구나.
“제 꿈은 원래 서점이나 레코드 가게를 경영하는 것이었어요.”
부드러운 인상과 유연한 말씨에서 흔히 말하는 거친(?) 경상도 이미지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그는 고교 때 서울 유학을 온 상주 서곡(書谷) 출신이다. 그 이름에서부터 벌써 음악이니 책이니 하는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당시는 상주 말씨 때문에 수난을 면치 못했다고 하지만 이제 세월 속에 모든 것이 순화된 모습이다.
금강전자는 오디오기기 판매 숍이다. 잠시 한때 대기업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나 어릴 적부터의 꿈인 레코드 사업을 위해 5년여 배움의 기회를 가진 후 지금껏 그 ‘꿈의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고태환 사장이다.
“왜 나는 바보 같은 꿈만 꾸었는지 모르겠어요.” 서적이나 레코드 분야가 인터넷에 밀려 사양산업의 하나가 되어버린 오늘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말이지만, 20여년 한 우물을 파며 그 샘물을 그득그득 마시며 살아가는 신선함이 그에게 가득 배어난다. 주위에서 고생담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그리 고생해보지 않은 다행스런 세대임을 감사하는 그는, 대신 이 ‘음악적인’을 사업을 통하여 인생의 의미를 깊게 넓게 터득해간다고 겸손해 했다. 취재진에게도 잠시 최고의 기기를 세팅해 음악을 들려주는 정성을 보여주었다.
전문연주자나 전문음악인은 아니어도 음악이라는 아름다움을 최대한 표현해야 할 무기를 다루고 있는 그는, 음악과 음향적 식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또 하나의 탁월한 음악인이었다.
새삼 ‘음악 그리고 소리’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한 번 해보고 싶은 충동을 받는다. 음악의 기원설이야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서양에서는 음악의 소리를 보이지 않는 신의 발언으로 여기며 제사의 한 분야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옛 농경문화의 제천의식에서 음악의 기원을 잡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딱딱한 학문적 설보다는 인간의 자연발생적 욕구에서 절로 표출된 소리가 음악으로 발전된 것이 아닐까 보고 싶다. 동물의 소리나 자연계의 신비스런 소리를 모방하고 싶은 충동, 이성을 향한 구애의 소리가 모두 음악으로 발전되었으리라.
어쨌든 음악이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여 항상 우리 곁에 머물고, 그런 음악이 있어야 자연스런 삶이 되는 것이다. 자연히 음악적 표현을 위하여 여러 가지 악기를 만들고 그 악기로 다시 아름다운 소리를 재현하며 즐거움을 충족시켜가는 것이다. 땅속에서 나온 수천 년 전 원시인들의 악기에서도 음악적 세련성을 발견하며 놀랄 때가 있다.
아름다운 음악을 더욱 아름답게 듣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구는 더욱 좋은 기기를 통해 이룩해가고 있다. 좋은 오디오를 통해 듣는 음악은 현장의 감흥뿐 아니라 오래 들어도 피로가 누적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반드시 값비싼 기기가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원하는 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기기의 특성에 따라 매칭을 잘 하여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있다고 한다. 가격과 기기의 특성에 따라 수많은 경우의 수가 나오는데, 플레이어, 앰프, 스피커를 각각 어떻게 매칭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이 정도는 매니아 층의 이야기이다.
‘음악이 즐겁다’라는 경지 속에 살아가는 고 사장의 ‘소리작업’은 바로 이런 최대한의 사운드를 모색하고 조화시켜나가는, 차원 높은 철학적 경지와도 맥을 같이 하는 일이다.
“국물의 맛을 맞추는 것과 같은 것이 조화”라고 한 송나라 문장가 소동파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조화의 미학이란 으뜸가는 철학적 경지가 아닌가. 무엇이든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좀 모자라고 부족해도 다른 것과의 어울림을 통해 훌륭하게 부활할 수 있는 것이 오묘한 조화의 이치다.
고 사장이 하는 오디오시스템 매칭작업에도 이런 이치는 작용한다. ‘사운드’의 완성을 향하여 세팅과 튜닝이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일이란 정말 멋의 정점을 누리는 일이 아닐까 싶다. 매칭을 통하여 만족스런 결과가 나올 때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에 젖곤 한다는 그는, 직업을 통하여 행복을 얻어가는 특별한 행운아다. 문득 그의 삶이 담백한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월간오디오가 매니아들을 상대로 실시한 오디오가게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금강전자가 6년 연속 1등을 차지한 것도 자연스런 일이리라.
아무리 영화가 뛰어나도 대체로 원작소설에 미치지 못하듯, 아무리 기계의 성능이 우수하고 완벽한 매칭을 한다 해도 자연음만은 못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바로 그 현장음 재생을 목표로 하는 ‘하이앤드사운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일러준다. 오히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기계음이 더 아름답게 들릴 수 있다고도 한다. 실내악에 어울리는 그 바이올린 소리는 큰 홀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데, 때로 입장료 수입 때문에 악기에 어울리지 않는 큰 연주장을 선택하는 공연계의 잘못을 못마땅해 했다. 가정집에 있는 홈씨어터 시스템도 일종의 넌센스라고 조언을 서슴지 않았다. 서울 63빌딩의 아이맥스 영화관 음향도 피로를 쉬 느껴 좋지 않더라는 경험을 들려주었다.
오디오기기는 첨단산업 분야가 아니라 발전 속도가 비교적 느려 50~60년 전의 것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음의 밸런스 등 모든 면에서 국산기기가 해외유명제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우리의 외제선호사상과 장인정신 부족이 낳은 결과라고 아쉬워했다. 현재의 취급품목도 80%가 수입품이라고 한다. 70년대까지는 독일과 미국산이 최고였으나 지금은 이태리와 덴마크 제품이 뒤를 잇고 있다고 한다.
“음악을 듣자” 젊은이는 물론 노령화시대의 노인들에게도 더없는 위안과 정서순화의 역할을 할 음악듣기를 고 사장은 늘 마음속으로 부르짖는다.
‘강나루 건너서 밀 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우리의 국민서정시에 해당하는 박목월의 ‘나그네’가 과연 요즈음 아이들의 정서도 울릴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고 사장은, 하나의 곡을 두고 제각각 다른 의미와 느낌을 부여받는 음악이야말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라고, 순수한 음악애호가로서의 권유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악의 가장 큰 공덕은 상상력 제공이라고 강조한다. 독서와 음악은 끝없는 상상력으로 무한의 세계를 열어준다. “놀부 2명”이라는 두 아들을 키울 때 아이들의 울음소리 등 재미있는 짓거리들을 녹음으로 저장해둔 것이 있는데, 훗날 온갖 상상력과 기억력을 재생해주어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경험담을 전하며, ‘듣는 것의 순수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또 한 번 강조한다.
유대인의 세계정복 계획서로 불리는 ‘시온 의정서’라는 것이 있다. 비유대인의 관심을 스포츠, 퀴즈 등 비정치적인 것으로 유도하여 사색능력을 실종시킨다는 것으로, 사람이 상상과 사색을 잃으면 극도로 무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본보기가 있다는 비화도 들려주었다.
흔히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 듣는 것보다는 읽는 것’이 윗길이라는 말이 있다. 라디오세대인 어른들이 TV세대의 아이들을 걱정하는 것도 ‘듣고, 읽고’에서 오는 상상력의 부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찍부터 책과 음악을 좋아했다는 고 사장이야말로 말 그대로 ‘고상함’을 타고났으며, 그래서 첫인상의 고상함이 억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디오, 자동차, 경마’에 미치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자동차와 경마의 역동성에 비해, 고요한 오디오의 세계에도 그만한 마력이 있는가? 아마 그것은 다양한 음색이 낳은 신비로운 음악적 역동성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필자가 인연을 빌미삼아 추천할 만한 상품소개를 권하자, 가격과 성능을 고려 약 200만 원 정도의 괜찮은 매칭 제품들을 일러주었다.
유익한 대화의 시간을 마무리하려는데, 익숙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토지’의 원주 박경리 선생님 댁을 방문해 오디오시설을 하고 함께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24호 (2006.5.27)


서경희 기자_kbnwes@sj.or.kr




 


양준영 11-02-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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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