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음악 소스를 현장음으로 만드는 아방가르드의 매직 - 아방가르드 국제전자센타 매장 (하이파이 클럽에서 발취)   0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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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숍을 꾸미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금강전자서초점에서 최근에 오픈한 아방가르드 전시장 역시 원 브랜드 매장으로,
혼을 이용한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현장감 있는 사운드로 애호가들의 발길을 부여잡고 있다.

국제전자센터 4층에서 매장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멀리서도 뚜렷이 각인되는
아방가르드의 마크, 동그란 형태의 투명창이 벽에 장식되어 있어서 그 안으로 내부가
보였다. 예의 붉은색 원형 혼들이 여럿 보이는 게 누가 봐도 아방가르드임을 알 수
있는 정경이다.



이 전시장의 테마는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아방가르드의 혼에 착안한 콘셉트다.
창을 이런 형태로 처리한 것은 기본이고, 실내에 들어서면 천장도 역시 이런 테마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한쪽 벽에는 아방가르드의 미니어처들이 여럿 진열되어 있는데,
그 자태가 빼어나 눈길을 끈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여러 손님들이 이 미니어처의 구매
의사를 밝혔단다. 심지어 누군가는 프리모라는 모델을 미니어처한 제품을 가리키며
무조건 사야 한다고 생떼를 쓰기도 했다고.




이때 고 사장이 이런 말을 했다.
“저 미니어처의 가격은 6천8백만원입니다. 단, 이럴 경우 저기 전시된 프리모 스피커를 그냥 드립니다.”
참, 콜롬부스적인 발상이지만, 재치 있는 대꾸가 아닐까 한다. 그 말을 듣고 과연
프리모를 구입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대목에서 고 사장의 이력에 대해 잠깐 소개할까 한다. 오디오 좀 한다는 분들은
잘 알겠지만, 고 사장의 가족들은 한국 오디오계에서 보기 드물게 삼형제가 모두
오디오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맏형이 수입원 태인기기의 사장이고, 둘째형이 용산
전자랜드의 금강전자를 이끌고 있으며, 서초동 금강전자의 오너인 고 사장이 막내다.
서초 금강의 고 사장이 아방가르드 전시장을 연 이번 탐방 기사의 주인공이다.

삼형제가 오디오계에 모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둘째 고태환 사장에게 있다. 1988년에
세운상가에 '금강전자'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오디오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가게에 3년 후, 막내인 고명섭 씨가 가세하면서 이후 90년대 체임버 붐과 맞물려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자 고 사장이 이왕 이렇게 된 것, 마침 외국에서 건축
관련 기기를 수입하던 형에게 오디오 수입 건을 부탁하게 되고, 평소 오디오에 관심이
많았던 큰형이 시찰차 유럽에 방문하게 되면서 일은 커지게 된다. 여기서 아방가르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1992년. 유럽의 여러 숍들을 순례하던 큰형에게 마침 눈길을 끄는 스피커가
하나 포착되었다. 독일의 어느 숍이었는데, 문제의 스피커는 둥근 원형의 혼을
중심으로 다소 '아방가르드하게' 만들어진 포름으로,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고 흉했다.
그 숍의 주인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는지 구석에 처박아두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에 보기에 이 물건은 결코 예사롭지 않았다. 무슨 오디오에 관련된
지식이나 이론이 아닌, '필(feel)'이 찌릿 느껴졌다. 그래서 숍 주인에게 물어보니,
그는 퉁명스럽게 별 관심도 없다는 듯 대충 회사 이름이나 알려줄 뿐이었다.

아무튼 이 정보 하나만 갖고 동분서주한 끝에 아방가르드의 공장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자 홀거 프롬이라는 사장이 나왔는데, 30대 중반쯤 되는, 이쪽 업계에서는 젊은이로
통할 연배다. 다짜고짜 왜 이런 형태의 스피커를 만들게 되었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난 음악을 좋아해 콘서트를 많이 다녔습니다. 특히, 록을 좋아해
핑크 플로이드 같은 밴드를 자주 봤습니다. 그러나 집에 오면 도무지 콘서트에서
들은 음과는 거리가 먼 음만 나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스피커 제작이 직접 뛰어들어
이렇게 회사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프롬의 시원시원한 답과 음향학적인 고안으로 이뤄진 디자인에 관한 설명을 듣자,
큰형은 결심을 하고 이 제품을 수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롬의 답은 '노우!'였다.
한 번도 수출한 경험도 없고 어떻게 수출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른 제품이나
알아보라는 것.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큰형님이 아니다. 결국 수출입에 관한 노하우와 정성에
힘입어 아방가르드는 한국에 상륙하게 된다. 아방가르드로서는 최초로 외국에
수출한 나라가 한국이 된 것이고,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출에 관심을 갖게
되어 마케팅에 힘 쏟는 계기도 되었다.
아무튼 이런 인연이 발전되어, 현재 아방가르드는 현대 체임버를 대표하는
스피커의 하나가 되었고, 국내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얻게 되었다.





그럼 막내 고 사장이 전문 아방가르드 전시장을 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2007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아방가르드는
자사의 스피커에 걸맞는 앰프를 개발하기에 이르는데, 태인 기기 입장에서는
오로지 이 스피커를 위해 만들어진 앰프를 수입하기가 망설여졌다. 제품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출력은 고작 50W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음은 궁금했다. 조심스럽게 한번 앰프를 빌려볼 수 없냐고 문의하자 프롬이
흔쾌히 제품을 보내줬다. 이 앰프를 물린 프리모가 4월에 열린 아이어쇼에서
주목을 받자, 고 사장이 큰 결심을 하고 아방가르드만을 위한 전시장을 열게 된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솔로, 우노, 듀오, 프리모 등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제품들이
망라되어 있다. 특히, 우노는 본사에서 생산 중단을 했지만, 한국에서 수요가
있을 때엔 특별히 라인을 가동해서 만들어 주기로 한 제품이다. 수출국 1호로서
한국이 갖는 특혜라 하겠다.





여기에 분리형 앰프인 원 컨트롤 및 원 파워가 있고, 모델 3과 모델 5 플러스라는
인티 앰프도 준비되어 있다. 우노나 듀오까지는 인티 앰프로 충분하지만, 프리모에
이르면 역시 원 시리즈 앰프를 쓰는 편이 좋다. 한편 소스기로는 dCS, 린데만 등이
준비되어 있고, 클리어오디오의 턴테이블로 아날로그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전시장의 전체 면적은 약 13평정도. 그러나 천장이 일반 주택보다는
좀 높은 2.8미터쯤 되어, 어느 정도 에어 볼륨이 확보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원형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가 곳곳에 감지되어 눈을 즐겁게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티 테이블. 타원형의 투명 유리로 제작되었는데, 이것을
두 개의 붉은 혼이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그 혼이 바로 아방가르드제. 벽에는
작은 아방가르드의 혼 여러 개로 구성된 액자도 있는데, 티 테이블의 혼과 더불어
아방가르드 본사에 불량품을 보내달라고 해서 직접 고 사장이 제작한 것이다.
만일 이런 오디오 계통을 잘 모르는 분이 봤다면 무슨 현대 미술을 하는 분이
만든 액자로 착각할 정도로 멋들어진다.





일전에 뮌헨 오디오 쇼를 참관하면서 아방가르드의 플래그십 모델 베이스 혼을
듣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 별도의 우퍼에 4개의 체임버를 설정해 혼 타입으로
만든, 일종의 올 혼 시스템인 이 제품은, 마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통째로
옮겨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스케일이나 무대 연출이 어마어마하지만, 그
진솔하고 설득력 있는 음은 할 말을 잊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간략한 인터뷰와 사진 촬영 후에 아방가르드의 소리를 들어 보았다.
라인업을 말하면 프리모 스피커에 원 시리즈의 앰프군 그리고 dCS 베르디
앙코르 & 엘가 플러스의 디지털 소스. 참고로 프리모의 뒤에 별도의 노브가
배치되어 있는데, 각각 중고역과 저역의 게인을 조절할 수 있는 것들이다.
위아래 두 개의 체임버로 스피커가 구성되어 있으니, 노브의 수는 총 4개.
이를 얼마나 정밀하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룸 어쿠스틱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과연 입이 쩍 벌어지는 음이 나온다. 무엇보다 콘서트홀이나 클럽에 온 듯,
어떤 장르의 음을 들어도 실제 연주처럼 리얼하게 다가온다. 혼 특유의 착색이
일체 없는 가운데, 마치 혼과 콘 방식의 유닛이 갖는 장점만을 끌어 모은 듯,
해상도나 밸런스가 빼어나고, 소스의 정보를 일체 왜곡시키지 않고 전달한다.
옆에 앉은 애호가도 이렇게 현장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스피커는 처음이라는
고백이 이어진다.

그러고 보면 이 작은 공간(?)에도 프리모라는 거대한 스피커가 운용된다면,
그 밑의 모델로도 얼마든지 일반 거실이나 리스닝 룸을 작은 콘서트 홀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런 계산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일단
이곳부터 방문할 일이다. 언제든 문은 열려 있고, 원하는 음반을 CDP에
넣으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아방가르드의 매직에 몸을 맡기면 된다.
그 이상 뭐가 필요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