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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귀하의 보유기기를 적어주십시요
스피커 - 베리티오디오 피델리오
프리앰프 - 오디오리서치 LS25Mk2
파워앰프 - 오디오리서치 VT100Mk3
씨디피 - 오디오리서치 CD3
2.어떤 문제점이 있습니까?
1) 저에게는 너무나 하이파이적입니다.
피델리오에 진공관이 무슨 날이 선 소리냐 하시겠지만. 칼같은 해상력, 보이는 듯 묘사되는 악기의 위치, 뒤로 쫙 펼쳐지는 음장감, 등등도 매력있는 소리겠지요. 하지만 이런 특성은 저에게는 별로입니다. 예를 들어 B&W는 30분 이상 들을 수가 없고 대충 왼쪽소리는 왼쪽에서 오른쪽 소리는 오른쪽에서 나면 만족하거든요. 대신 음색, 특히 현악기의 음색만 실키하게 나오면 됩니다. 지금은 트위터에 실크망을 쒸워 듣고 있는데 스피커에게 미안한 일이죠. 스포츠카몰고 시내주행하는 것 같아서.
2) 음색이 너무 화려합니다.
가령 탈리히의 모짜르트 현악사중주를 들어보면 수수하면서 고졸한 느낌이죠. 모짜르트의 의도가 뭐였든 저는 그 해석이 더 마음에 듭니다. 비유가 졸렬하여 죄송합니다만 여자로 치면 줄리아 로버츠보다는 앤디 맥도웰, 김희선보다는 심은하 이런 느낌입니다. 떠나간 애인이 돌아왔을때 "오, 사랑하는 나의 여인이여!" 하며 포옹하기보다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썩을 년..." 하는 게 우리 정서 아닙니까? 저는 어떤 여자든 화장 안한 얼굴이 더 예뻐 보입니다. 오디오도 음악의 우울함과 슬픔, 그 음영의 느낌을 수수하게 표현해 주면 좋겠습니다.
3.특이사항
저는 밥 남기는 걸 안좋아하는 성격이라서 프리앰프의 놀고 있는 단자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입력단은 세개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한번 듣자는건데 거창하게 두덩이 앰프 쓰는 것도 불만입니다. 전원부가 잘 설계된 (혹은 분리된) 인티앰프가 좋습니다. 그리고 능률낮은 스피커도 밥만 축내는 일꾼같아서 별로 안좋아합니다.
죽 읽어 보니 제가 엄청 까탈스러운 사람같네요. 얼마전에 B&W 시그니쳐 805 들인 친구집에 가서 귀가 피곤하다며 혹평을 했더니 네 귀가 늙어서 그러니 빈티지나 들으라며 성질을 내더군요. 금강님도 그런 오디오 없으니 네가 자작해서 들어라 하시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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