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Avantgarde - Model 5+ Inte Amp   07-08-29
글쓴이 고 명섭   3,726 hit
 
아방가르드 인티 앰프 모델5+

김 남/오디오 평론가

이 세상의 스피커 메이커들은 제품을 내놓을 때 이랬으면 좋겠다.
즉 이 스피커는 다음 앰프로 튜닝을 했으며 상생이 가장 좋으니
고생하지 말고 그 앰프를 사용하시오.
그 얘기를 수입상의 책임자에게 말했더니 맞장구를 치는 대신
당장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장사 다 해먹게요 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긴 그 말이 맞겠다. 모두 앰프회사와 스피커 회사가 짝짓기를
하느라고 소동이 벌어질 것이며 시장의 규모도 형편없이 줄어들고
말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제발 그런 발표가 좀
나왔으면 좋겠다. 소비자가 일일이 이리저리 테스트를 해보고
써보고 다시 반복을 해보고 하는 시간낭비, 돈 낭비가 오디오
애호가들의 업이라고는 하지만 인생에서 차지하는 출혈이 너무도
아프기 때문이다.

아무리 눈을 부라려도 그런 친절을 베푸는 메이커는 없다. 가까스로
알아낸 정보라는 것도 말하자면 실수로 새어 나온 정보인
경우가 태반이다.80년대 고가이면서 신기술로 소문난
셀레스쳔의 600이라는 작은 제품은 감도가 80대 초반이어서
고급 반도체앰프, 최소한 200W의 출력을 가진 파워를 쓰라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상당한 기간이 지나 내한한 그 메이커의
책임자가 은근슬쩍 가장 잘 맞는 앰프는 진공관 EL34라고
흘리는 것을 듣고 말았다.
널려 있던 진공관 4,50W짜리면 되는 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반도체 앰프만 이것저것 건드리다가 손을 털어버렸던 회한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소개하는 인티앰프를 들으면서 그런 감회가 맨 먼저 떠오른다.
아마 자신의 스피커에 잘 맞는다면서 이 정도의 가격에 이런
앰프를 내놓는 것은 이 메이커가 처음일 것이다. 정상적으로
한다면 스피커의 2배가 넘는 가격대로 4,5천만 원짜리
분리형 앰프를 내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터무니없이 작아서
미니라고 불리우며 가격도 이 정도라면 요즘 세상에 누가
코방귀를 꾸지도 않을 건데 태연히 이 이상의 앰프는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작고 가벼운 앰프는 애초부터 아방가르드의
스피커인 솔로나 우노, 듀오 등의 스피커와 매칭을 시키기 위하여
태어난 제품이다. 물론 타 메이커의 스피커와 매칭을 할 수도
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이 제품은 아방가르드 스피커와의 상생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전제코자 한다. 아방가르드라는 프랑스어의 뜻이 전위대,
선발대 같은 것이고 보면 이 인티앰프야말로 진정한 아방가르드의
전위대인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스피커와의 동시 청취
소감이라는 점을 밝혀드리고자 한다.

필자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갖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그런 표현을
지난호의 아방가르드 해설기사에서 쓴바가 있지만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그 포인트가 더욱 선명해진다. 즉 이 회사의
듀오라는 혼 스피커와 바로 이 인티앰프인 것이다. 세상의
통념은 앰프가 스피커보다 2배쯤은 비싸야 매칭이 좋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확실히 좋은 앰프로 음을 넣으면 보통의
스피커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앰프가 스피커의 거의 4분의 1 값이다. CDP도 분리형 같은 거
필요 없고 보통의 중간급 정도(함께 시청한 CDP는 plinius단품)면
만족하게 밸런스가 맞는다. 오히려 고가의 M사 CDP는
너무 날카로워 평가가 불가능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혼 스피커인 때문이다. 과장하자면 혼 스피커는 파리의
날개짓도 소리가 들린다. 연주자가 풀룻을 불 때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폼 나게 불고 있구나라는 건 보통의 스피커를
통해서이고 혼 스피커를 통해서 들으면 풀룻을 불면서 저렇게
호흡이 거칠어지고 바람소리가 많이 나는 걸 체감하게 된다.
바이올린에서 송진가루 날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뻥을 치는
경우도 혼 스피커를 통해서 들으면 수긍이 가는 점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극도의 해상도를 위주로 한 기술력 넘치는
그런 CDP가 혼 스타일에서는 오히려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인티의 출력은 A급에서 0.4W,믿어지지 않는 수치다.
AB급에서는 토탈 27W에 불과하다. 아방가르드 스피커는
저역에는 자체 앰프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작은
출력으로는 중고역만 울리게 되어 있다. 아방가르드
제품에서는 0,4W만 소모가 된다. 그래서 도대체 이런
허약한 출력으로 소리가 나오기는 할까라는 염려 때문에
처음에는 다인 오디오의 스페셜버전인 25(감도88)에 물려 봤다.
소리의 질 여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발생 여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연 실색을 하고 만다. 일부러
SONY의 샘플러 음반의 시끄럽고 요란한 곡을 걸었는데
큰북과 관악기들이 낭창낭창 쏟아져 나오는 파워감에
그야말로 아연실색이다. 성악곡도 매끄럽고 유연하며
쏜살같이 치솟아 올라가는데 8인치 유닛이 마치 10인치
이상의 대형 스피커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러한 광대역
때문에 처음에는 과연 이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다시
확인을 해보는 혼란을 겪게 한다.

그런 진경험을 충분히 거친 뒤에 본 제품인
아방가르드의 듀오에 물려본다. 옮기자마자 진홍빛
거대한 혼의 아귀를 통하여 배음으로 잘 들리지도 않았던
심벌의 울림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하면서
방안에 실연주자가 들어 와 이리저리 내왕하는 발자국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플룻 연주자의 호흡소리를 들어 보라.
플룻의 자연미와 그 순수성이 극치를 이루는 것 같다.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가 관능적으로 쉬지 않고
이어지며 연주자의 바로 곁에 의자를 놔두고 앉아 있는 듯한
감촉이 인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연주하는 호른 주자의
입에서 저런 탄식 같은 호흡이 쉬지 않고 이어지다니.
혼 스타일이 아니면 이런 체험은 불가능하다. 박스형
스피커의 한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한숨을
쉬어야 한다. 도대체 그 비싼 박스형 스피커와 그
대출력 앰프의 힘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이런 소리를
내주지 못한단 말인가.
왜 이렇게 덩치 큰 혼 제품이 지금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지 마치 그 정답을 완전하게 해독하는 느낌이 든다.
오래전에 썼던 JBL의 자그마한 혼에서는 이런 정도의
리얼리티가 없었다.
아, 이것이 진정한 첼로의 소리로구나 하는 탄식과
같은 감동뿐이 아니다. 핀란디아에서 밀려 나오는 장엄한
물결소리는 방 안을 완전히 꽉 채운다.

모든 음의 외곽을 완전히 장악하면서도 해상력이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곡을 들어도 자연스럽다는 점은 이보다
서너 갑절 더 비싼 스피커에서도 쉽사리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작은 앰프는 극도로 짧은 신호경로를 채용했다.
Less is more라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 원칙의
실현은 2단계로 증폭을 해서 매우 적은 피드백을 걸었다는
점이다. 높은 해상도가 아마 이 과정에서 얻어진다. 기존의
앰프들은 2단 증폭보다도 훨씬 더 많은 증폭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디스토션(왜곡, 일그러짐)이 문제가 되는데 그걸
줄이기 위하여 다시 피드백을 걸어 줄이고 있다. 여러 단계의
증폭은 결국 여러 단계의 피드백을 필요로 하며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딜레이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인티앰프는
신호경로에서 2개의 TR을 통하여 2단계만의 증폭을 거치는 것이다.
그 결과로 CD의 신호주파수 범위이상인 220Khz, 4옥타브까지
재생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정도라면 SACD, DVD와 같은
광범위한 신호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놀라운 장점을
지니게 된다.

리모컨은 필수이며 리모컨은 강력한 전자모터와 연결되어 .
파워 ON을 하면 전면에 밝고 은은한 불빛이 들어 와 작지만
매우 아름다운 전원주택 같은 감미로움이 넘친다. 라인단자는
모두 언발란스이며 프리아웃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자도
구비되어 보다 강력한 파워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 작은 앰프, 그리고 듀오나 나노라는 혼 스피커와의
매칭은 그 놀라운 실력과 가격으로 따져도 오디오계의
진정한 로또라고 불러도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