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Reviews : 하이엔드 컴퓨터 오디오의 조건 - Bann Audio Music Center Studio Zero MkⅡ   12-03-05
글쓴이 고현   2,380 hit
 


하이파이 오디오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정한 주기로 통합 형식의 기기들이 등장해 왔다.
그 한 예로 뮤직 센터가 있다.
1970•80년대에는 튜너, 포노 입력을 포함한 프리앰프, 그리고 파워 앰프를 하나의 기기에 담은 기기를
리시버 또는 뮤직 센터라고 했고, 1990년대에는 튜너와 포노 입력을 생략하고
CD 플레이어를 탑재한 뮤직 센터가 유행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전의 뮤직 센터는 보급형 또는 저가형 중급 시스템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다면 2000년대의 뮤직 센터는 어떨까?
최근 CD를 뛰어넘는 고해상도 포맷 재생을 지향하는 컴퓨터 오디오와 전통 하이파이 오디오를
통합한 이종교배형 뮤직 센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기기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내•외장 하드디스크와 NAS에 담긴 다양한 형식의
고해상도 음악 파일을 재생하고, CD 같은 패키지 미디어에 담긴 음악을 리핑하며,
음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들과 연동하는 것과
같은 컴퓨터 오디오의 장점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CD 플레이어,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입력 형식을 지원하는 프리앰프― 때로는 파워 앰프까지 ―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뮤직 센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반 오디오에서 내 놓고 있는 뮤직 센터 스튜디오 제로(이하 스튜디오 제로)
또한 제품명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신세대 뮤직 센터로 분류할 수 있다.
본지 2011년 8월호와 11월호에 소개한 바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을 붙이는 것 자체가
췌언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필자로서는 처음으로 접하는 이 시스템은 미구에 펼쳐질
본격 디지털 음악 시대의 미래에 대하여 심사숙고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아이튠즈와 함께 사용하는 컴퓨터 뮤직 플레이어인 소닉 스튜디오의 아마라와
8채널 ADA 컨버터인 모델 304로 정착하여 음향의 완성도와 음원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스튜디오 제로 Mk II를 보는 순간 필자는 현재 컴퓨터 오디오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다양한 기술 대책과 완성도 높은 음향, 그리고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하여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무엇보다 먼저 컴퓨터와 본격 프리앰프를 통합한 시스템인 스튜디오 제로 Mk II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본격 오디오 재생용 소스 컴포넌트로 컴퓨터를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데 있다.
음악 재생 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지 않은 결함을 갖고 있는 컴퓨터 내부 환경,
그리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컴퓨터의 CD 리핑 환경,
그리고 유저 인터페이스가 뛰어나면 음향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그와 반대로 음향이 좋아지면
유저 인터페이스는 조잡해지는 열악한 미디어 플레이어 환경,
마지막으로 인터넷과 음원 관리 프로그램의 원활한 통합 등과 같이
현재 컴퓨터 오디오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정공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관점에서 보면, 스튜디오 제로 Mk II― 이전 버전을 포함하여 ―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볼 대목은 컴퓨터 오디오 애호가들의 속을 썩여 온 컴퓨터의 팬 소음을
완벽히 제거하는 SSD 하드디스크, 그리고 기기 내부의 열을 처리하고 내외부의 진동에도 적극 대처하는
두랄루민 소재의 케이스 등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기기는 기존의 하이파이 오디오 재생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고품질 다이렉트 CD 재생 기능이 한 예이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윈도우즈 OS 기반에서
CD를 재생하는 경우 발생하는 음질 열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입한 이 기술은
스튜디오 제로 Mk II가 제공하는 고품질 리핑 기술을 응용하여 CD에 담긴 음악 정보를 데이터로 읽고
오류 보정을 거친 후 WASAPI 방식으로 출력하는 방식으로서,
재생시 설정 창에서 지정한 각종 소프트웨어 DSP 기능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한다.
한 마디로 고충실도 리핑과 본격 재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운 Mk II 버전에서는 사운드 출력 방식을 WASAPI 익스클루시브 상태에서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24비트•96kHz•192kHz로 CPU의 파워를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업샘플링할 수 있으며, CD 포맷의 음악을 24비트로 변환하고 업샘플링시에
디더 노이즈를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버전은 버브라운 PCM5102 DAC를 내장하여 별도의 DAC를 추가하지 않고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스튜디오 제로 Mk II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터치 스크린 방식에 최적화한
유저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흥미를 가장 자극한 것은 커다란 모니터에 시원스럽게 배치되어 있는 음반 사진,
그리고 직관성이 뛰어난 편리한 검색 기능이다. 특히 CD를 리핑하고 해당 음반의 이미지 파일을
구글에서 가져오는 기능은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스튜디오 제로 Mk II는 어떤 음향을 들려주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스튜디오 제로 Mk II는 하이엔드 소스 컴포넌트 자리를 맡겨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음향을 들려준다.
에이프릴 뮤직의 엑시무스 DP1 DAC, 플리니우스 토토로•SB 301 앰프 세트,
그리고 다인오디오의 컨피던스 C2로 구성된 레퍼런스 시스템에 필자가 LP에서
24비트•192kHz로 리마스터링한 음원들을 넣어 보자 녹음 당시에 필자가 모니터했던
음향에 버금가는 음향을 들려주었다.
하이엔드 CD 플레이어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풍부한 정보량을 바탕으로 하여
중량감이 제대로 실려 있는 저음, 그리고 표정이 또렷한 중음과 고음이 널찍한 음향 무대를
꽉 채운 모습이 대단히 인상 깊었다.
관점에 따라서는 그 정도는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핀잔을 줄 사람도 있겠지만,
이 시스템이 보여 주는 풍부한 정보량과 표현 능력, 그리고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는
컴퓨터 오디오 애호가에게는 놀라움을, 그리고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에게는 컴퓨터 오디오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리라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글.박성수/2012.1 Hifi-Choic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