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비기너를 위한 솔리톤의 배려   10-04-22
글쓴이 장정식   2,859 hit
 
비기너를 위한 솔리톤의 배려 SolitonErato


단결정 선재를 사용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솔리톤은 이 방식을 TSC라고 부른다.
‘True Single Crystal’의 약자다.
일반적으로 단결정이라고 말하는 많은 케이블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공법이 다를 뿐 아니라, 그 완성품의 순도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들이 결정 성장실이라고 부르는 통 안에 RF 유도 코일을 사용해서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원재료를 얻은 후, 원반 형태로 가공한다.
이를 바깥 부분부터 깎아서 선을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골뱅이 형태를 연상하면 쉽다.

아무튼 어렵게 얻어진 소재로 선재뿐 아니라 각종 커넥터를 제작하니,
이에 동원되는 레이저 마킹이며 커팅 머신 등 기기류의 규모 또한 상당하다.
그러므로 솔리톤의 케이블은 기본적으로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선재부터 피복, 마무리, 폴리싱 등 모든 과정이 인하우스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어떤 케이블이건 혹은 단자건 모두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아무리 기기가 좋다고 해도 숙련된 사람의 눈과 손길과 감각을 따를 수는 없지 않은가.

한데 흥미로운 것은, 동사의 제품 라인업을 보면 순은과 순동으로
소재가 나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자는 ‘Ag’라는 원소 기호를 사용하고, 제품 모델명에‘S’가 들어간다.
반면 후자는 ‘Cu’에다가 ‘C’를 사용한다. 또 같은 순은이라고 해도,
선재의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0.5mm 두께에 1mm 혹은 2mm의 넓이를 갖지만, 고급형은 무려 3mm나 한다.
선재가 넓어질수록 전도율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

아무튼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을 만큼, 좀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단결정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제품이 없을까 싶었는데, 이번에 멋진 신작이 나왔다.

에라토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은, 이전에 나온 뮤즈의 하위 모델로,
여러 면에서 단가를 절감하면서도 솔리톤의 순수성은 지켜나간 콘셉트가 신선하다.
즉, 순동을 소재로 한 단결정 선재를 사용하되, 제작 과정이 지난한 커넥터 핀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커넥터 중앙에 선재를 돌출시켜 접촉 과정에서 더 선재 쪽에 신호가 갈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여류 피아니스트의 도움으로 튜닝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기대가 간다.

그간 솔리톤의 제조 비법이나 팩토리 투어 등은 여러 차례 기사로 소개된 바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주로 본 기의 음질에 대해 평을 하겠다.

시청을 위해 마란츠 KI-펄 SACD 플레이어, 패스 INT-30A 인티앰프,
그리고 JBL 1400 어레이 스피커를 동원했다.
비교를 위해 비슷한 가격대의 케이블을 몇 종 연결해보고, 본 기를 들어봤다.

우선 게이코 리의 ‘Night & Day’. 목소리가 잘 다듬어지고 여성스런 느낌이다.
백업하는 밴드의 위치나 리듬감도 섬세하게 포착된다.
더블 베이스로 말하면 단정하면서 퍼지지 않는다.
또 비교된 케이블보다 더 밑으로 뻗는다.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음악적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아직 에이징도 안된 신제품이라 사용하다 보면 확실히 효과를 얻을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이어서 랑랑, 마이스키 등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엘레지 트리오.
일단 풋워크가 가볍고, 세 악기 간의 거리감이 증가하며, 음색이 훨씬 곱고 우아해진다.
전체 시스템의 품위가 올라간 듯한 모양새다.
그러고 보면 좀 여성스런 면이 부각되는 성향이라, 날뛰고 거친 시스템에선 상당한 효험을
얻을 것 같다.
이 곡이 갖고 있는 우수를 제대로 부각해서 마치 늦가을 혼자 공원을 산책하는 듯한
우울함을 선사한다.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