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오디오의 역량을 총동원하다 Dynaudio Arbiter

승용차 페라리는 보급형이 몇 억이고, 조금 비싼 것은 10억대가 훌쩍 넘어간다.
몇 10억짜리도 있다고 한다.
이런 페라리를 거리에서 보면 각 나라의 반응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먼저 비아냥대는 소리부터 나올 것이다.
미국에 오래 있다 온 이의 얘기를 들으니 거기서는 페라리를 보면 ‘야! 페라리다’ 하면서
신나는 표정으로 구경을 한다는 그런 설명을 들었다.
‘야, 페라리를 봐서 오늘 재수있겠다’라고 반응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나 같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래도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도 상당히 세계화(?)가 되었기 때문에 덮어놓고
자산가를 경멸하는 것은 일부 심성이 비뚤어져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어진 걸로 봐진다.
자, 이렇게 워밍업을 해두고 이 제품 소개를 해보자.
근래 고가의 오디오 제품을 꽤 많이 봐왔지만 아마 앰프 세트에 수억이라는 숫자는 처음인 것 같다.
더구나 그 제품은 돈이 있다고 해도 곧장 숍에 가서 들여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샘플 제품을 가져온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정식 주문을 내면 소유하기까지 1년이 걸린다.
주문 생산품이기 때문인데, 현재 이 파워 앰프 시리얼 넘버를 보니 20번대다.
전 세계적으로 20번째 정도에 생산이 되었다는 표식이다.
본사에서는 이 앰프를 연간 8~10세트 정도만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국내에도 소유자가 한 분 있다는 소식인데, 앰프가 이 정도로 대담해질 줄은 몰랐다.
이 굉장한 제품은 현재 용산 전자랜드의 대한음향에 샘플이 전시되어 있다.
이 파워 앰프는 모노럴 한 개당 무게가 140kg이라 이동이 불가능에 가까운 제품이다.
프리앰프는 또 80kg에 달한다.
앰프로서는 가장 초중량급에 속한다.
이런 제품은 홍보고 뭣도 없고, 어디 리뷰를 보내지도 않았다는 것이 제작사의 귀띔이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 낸 목적도 일반 제품을 사용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사의 시험용이었다고 한다.
원래 다인오디오의 대형기는 상당히 울리기가 까다롭다.
오래전 컨시퀀스라는 대형 모델을 들었을 때의 일이다.
처음 들었더니 몹시 점잖고 좀 신선하지 못한 소리가 나왔다.
유닛이 여러 개이고, 우퍼는 상단부에, 트위터는 하단부에 있는 그런 좀 괴상한 배치의 스피커인데,
그런 소리를 좀 듣고 나서 그대로 각인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 그 제품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좀 반응이 느리고 너무 점잖은 소리가 나온다 했더니
아니라는 반론이 금방 나왔다.
몹시 신선하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거야 당연히 앰프 매칭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스피커라는 물체는 생물이나 다름없어서 먹여 주는 대로 결과가 달라진다.
약간만 먹여 줘도 대강 소리가 나오는 것이 있는가 하면, 생일상처럼 잘 차려 줘야
제 소리를 내는 족속도 많다.
다인오디오는 사실 소리가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는 제품이 많다.
소출력으로도 소리가 잘 나온다고 하는 것은 일부의 보급기일 뿐이고,
조금만 하이엔드로 가면 앰프를 상당히 가린다.
그런 불만이 그동안 다인오디오 쪽에 상당히 접수되었던 모양이다.
자기들의 유닛과 스피커가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그들은 그런 불만이 자꾸 접수되자
그렇다면 자체적으로 앰프를 제작하여 실험을 한 번 해 보자고 하는 결론을 내놓았고,
그렇게 해서 이 앰프가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상용이 아닌 비매품으로, 그러니 존재하는 모든 소자를 총동원하여 마치 미식축구에서
규칙이고 뭐고 좌우간 볼을 넣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총공세로 이 제품이 태어났다.
그것만 해도 파격적이다.
그 앰프로 스피커를 구동해 보이면서, 봐라 앰프가 좋으면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으냐고
시연회도 열었는데, 그 소리를 들은 기왕의 구매자들이 간청을 하여 나도 한 대 만들어 달라고 하여
지금 몇 년째 이 앰프가 소리 없이 제작되고 있는 터이다.

처음 제작은 1996년쯤으로 지금 15년째다.
국내에도 다인오디오의 대형기들이 제법 보급되어 있는 터인데, 리뷰기를 들으러 간 날도
이미 한 분이 와서 심사숙고를 하고 갔다.이런 특이한 제품을 내부가 어떻고, 설계며, 회로며,
부품이 어떻다고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또 사실 그런 면에서 공개가 되어 있지 않고 카탈로그도 없으니 사진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외관을 보면 파워 앰프라고는 짐작하기가 힘들다.
마치 미니어처의 빌딩처럼 생겼다.
기본적으로 밝히고 있는 점은 이 제품이 배터리 구동이라는 것이다.
프리앰프는 배터리 구동은 많지만 파워 앰프 쪽은 매우 드물다.
그만큼 소모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배터리 제작이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제품은 출력이 8Ω에 620W, 4Ω은 1072W, 2Ω에서는 1670W로 막강하다.
경탄스럽다.
이런 출력을 배터리로 구동하고 있는데, 사용 시간은 15시간이나 된다.
이러한데도 이런 출력 하에서 THD 특성이 0.005%라는 적막강산이라고 하니 괴물이다.
유령과 마찬가지 아닌가. 아무 소리도 없는.

발생하는 열도 40℃ 정도인데, 70℃ 가 넘으면 프로텍터가 작동하니 과열 염려가 없다.
그렇게 가지 않기 위하여 극도로 조용한 쿨링팬이 탑재되어 있기도 하다.
내부에는 2000W 트랜스포머가 2개나 들어 있다는데 구경은 할 수가 없었다.
2개의 출력 아웃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댐핑 팩터가 1000이다.
재생 주파수 대역은 자꾸 뭔가 오자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0.3Hz-300kHz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SACD라고 해도 200을 넘어가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이런 수치는 아마 동 라인의 프리앰프와 연결을 해야 그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청은 당연히 같은 시리즈의 프리앰프와 했고, 스피커도 동사의 스피커인 에비던스 템테이션.
오디오 기기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중 현존하는 소리의 최고봉이 되리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론이다.
그렇기에 어느 곡 어디가 어떻고 어떻다 라고 한다는 것은 지극히 소심한 사람들의 의무감 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조금 공치사를 해줄 필요는 있겠다.
글렌 밀러 악단의 ‘In The Mood’나 ‘달빛 세레나데’를 들으면 이 금관악기 밴드의 음악이
마치 마약을 먹은 것처럼 겉에는 금관악기이며 바로 밑 꺼풀에는 목관악기의 맛이 우러난다.
경쾌함과 번득임과 달콤함이 그대로 우러나오기 때문에 나로서는 최초로 이 밴드의 진면목을 들은 셈이다.
옛날 영화에서 화면과 함께 흘러나오던 그 애수에 젖은 달콤한 기분이 사운드만으로 화면이 재생되는 순간이다.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제품은 물론이고, 사용자한테도, 그리고 이런 소리를 듣고 나니 진실로 ‘아, 재수가 좋겠다’라는 생각.
실효출력 : 620W(8Ω), 1072W(4Ω), 1670W(2Ω)
재생주파수 대역 : 0.3Hz-300kHz(-3dB)
THD 레벨 : 0.005% 이하(8Ω)
S/N비 : 103dB 이상
입력임피던스 : 2000Ω
입력감도 : 2.25V, 6.75V
댐핑팩터 : 1000 이상(출력 1), 40 이상(출력 2)
소비전력 : 120W, 2000W(최대)
크기(WHD) : 27.5×80×67cm
무게 : 140kg
-월간오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