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성층권의 가장 투명한 소리를 전하다. Hovland Stratos   10-07-26
글쓴이 장정식   3,364 hit
 

성층권의 가장 투명한 소리를 전하다. Hovland Stratos




요즘 하이파이 업계는 지칠 줄 모른다.
하이엔드 제품이 특히나 그렇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 유독 하이파이 업계에는
신제품이 봇물 쏟아지듯 넘쳐난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신생 업체가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괜찮은 업체는 100개 중 하나 정도 될까?
어쨌든 지난 10년 전 시장과 다르게 요즘은 마땅히 시장에 절대자 역할을 하는
브랜드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필자도 역시 오디오파일이다.
신품을 구매할 경우도 있고, 중고를 구매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역시 수없이 고민하게 되는 것은 신품을 구매할 경우이다.
하이엔드 제품을 자주 접할 기회가 있어서 일반적인 오디오파일과 시각 차이가
조금 있겠지만 거품이 심한 제품들이 아주 많다.
실력도 없으면서 하이엔드 메이커를 자처하는 느낌이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리도 누군가의 부채질로 인해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되팔 때 감가상각이 커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쨌든 지금은 춘추전국시대가 분명하다.
하지만 필자는 절대 실력자라 할 수 있는, 제작자에게 존경을 바치고 싶은 느낌이 드는
메이커가 몇 있다.
필자의 구매 범위는 이들 메이커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엔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회사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호블랜드이다.
호블랜드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이번 특집의 스트라토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제품이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필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디자인이 아주 고급스럽고 심플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 정도랄까.
또한 호블랜드의 소리는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우연찮게 스트라토스에 연결된 소누스파베르의 스트라디바리 오마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여태까지 수없이 들었던 소리와는 확연하게 차이를 내는 것 아닌가.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정말 충격이었다.
여러 시스템을 들어보아도 고만고만하게 느껴졌던 필자에게 스트라토스가 선사한
현의 선율은 그야말로 대단했던 것이다.
그날부터 고민했다.
스트라토스를 구입하고 싶어 안달이 난 마음에 진정할 수 없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당시에도 스트라토스는 초고가였다.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필자의 물건을 중고로 팔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해서도
계산하고 또 계산했지만, 역시 예산 밖이었다.
중고로 나오면 꼭 구입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중고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늘 필자는 스트라토스를 다시 접하게 되었고, 연결된 스피커는
윌슨 오디오의 알렉산드리아 시리즈 2가 되었다. 사실 리뷰하기로 결정되었을 때부터
대단한 기대를 가졌다.
지금의 알렉산드리아 2에서도 무척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는데, 과연 더 좋은 소리를 낼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못할 것인가에 대한 설렘이었다.
스트라토스는 호블랜드가 내놓은 최고의 걸작이라 생각한다.
호블랜드가 생산한 파워 앰프 중 최상급 모델에 속하는 스트라토스는 8Ω에서 450W를 출력해내며
모노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트라토스는 대류권 위, 기류가 안정된 대기층인 성층권을 의미한다.
즉, 소리를 모델명으로 단번에 표현할 만큼 깨끗하고 안정된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전면의 일루미네이션 패널도 스트라토스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스트라토스의 파워 앰프에는 확실한 특색이 있다.
기존의 파워 앰프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설계이다.
일단 전원부의 설계를 꼽을 수 있다.
대용량 파워 서플라이로 설계된 전원부는 C코어 발전형으로 EI 코어와 토로이달 코어의
장점만을 갖춘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실로 대단한 발상이다.
EI는 최대 출력에서의 부하 이상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버텨낸다.
실제 음질로만 따져도 EI 코어가 음질상 더욱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노이즈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절묘하게 조합해놓은 것이 C코어 트랜스포머이다.
실질적으로 모노블록으로 구성하지 않아도 될 만큼 노이즈에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있는데도 약간의 노이즈 간섭도 우려되어서 그런지 스트라토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노블록으로 구성되었다.
알루미늄 피스로 조립된 섀시의 완성도도 대단히 훌륭하다.
항공기 수준을 만족시키는 품질이라고 하는데, 전면 패널 쪽으로 전원부 회로가 탑재되어 있고,
중심 쪽에는 오디오 회로가 구성되어 있다.
오디오 회로 내부에는 출력석이 함께 배치되어 있는데, 앰프 내부에서 오디오 회로 쪽을
자세히 바라보면 히트싱크가 좌우 대칭으로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밖과 안으로 내부 파트를 막아주는 알루미늄 판이 더 있다.
사실 스트라토스 정도의 대출력 파워 앰프는 열이 문제가 된다.
고출력에서 대부분의 열이 출력석에서 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실제 트랜스포머에서 발생하는 열이 어마어마하다.
또한 출력 방식 또한 초기 동작에서 A클래스 구동 시 몇 W로 출력하느냐도 관건이다.
스트라토스는 히트싱크를 이용하면서도 내부에 배치시키고, 이것을 대류식으로
쿨링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러니까 적정한 온도를 유지시킴으로써 회로의 안정된 동작을 유도하고,
이는 곧 좋은 음을 보장하게 된다.
물론 부품 노화가 빨리 되지 않을 만큼 온도를 낮추는 역할도 동시에 하면서 말이다.
스트라토스라는 이미지에 걸맞은 기술 하나가 더 탑재되어 있다.
메커니컬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트랜스포머를 별도의 섀시에 수납하게 되는데,
실제 트랜스포머가 울어댈 경우 진동 주파수가 노이즈 주파수로 유입되기도 하는데,
엘라스토머 서스펜션을 통해 미세한 진동 에너지를 소멸시켜 버린다.
완벽에 가까운 설계이다.
그렇다면 스트라토스는 이러한 설계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소리만을 내는 것일까?



알렉산드리아 2에 연결된 스트라토스는 알렉산드리아 2에 음악의 혼을 불러 넣는 것만 같았다.
알렉산드리아 2는 앰비언트 트위터와 티타늄 역돔 트위터를 이용해 굉장히 투명하면서도
맑은 소리를 낸다.
여기서 현실감을 더하는 질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시스템 조합에서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데,
스트라토스는 이러한 문제를 너무나 쉽게 해결해준다.
질감의 표현력은 현이 마치 살아있어 춤추는 듯하다.
저역의 구동력 역시도 알렉산드리아 2를 구동하는 방법에 있어 댐핑을 조이는 방법과
드라이빙하는 두 가지 괴력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트라토스를 통해 알렉산드리아 2에서 얻을 수 있었던 크나큰 매력은
농도 깊은 음의 색채였다.
분명하면서도 음의 묘사력은 분명했다.
평소 알렉산드리아 2와 같이 표현력이 좋은 스피커들은 소스기기의 단점을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는데 스트라토스는 그러한 부족함마저도 자신의 색채로 채워주는 실력을 발휘한다.
오케스트라로 따지자면 빈 필하모닉과 같은 느낌이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듣고 있는데,
수없이 이 앨범을 들으면서 무언가 더 느끼고 싶었는데, 정체된 느낌에서
새로운 해석을 찾은 느낌마저 든다.

실효출력 : 450W(8Ω), 730W(4Ω), 800W(2Ω)
입력 임피던스 : 50㏀(RCA), 100㏀(XLR)
전압 게인 : 26dB(RCA), 20dB(XLR)
주파수 응답 : 5Hz-20kHz(±0.2dB)
S/N비 : 110dB
하모닉 디스토션 : 0.1% 이하(1kHz)
크기(WHD) : 40.1×24.3×47.6cm
무게 : 40.5kg



-월간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