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 Audio Nature S - 하이엔드기를 넘보는 탄탄한 실력기
수입상은 많지만 제조사는 별로 없는 게 한국 하이파이 오디오 업계의 현실이다.
수출보다는 수입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일 것이다.
아날로그 제품을 꾸준히 수입하는
젠오디오라는 수입상에서 턴테이블을 내놨다.
제조사로의 변신을 꿈꾸어 오다 드디어 결심을 맺은 것이다.
네이처(Nature)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후 개량 버전인 MK2가 나왔다.
원래 모델은 어쿠스틱 솔리드 턴테이블에 사용된 모터를 채용한 것이었다.
이번에 진동이 적은 모터로 교체해서 개량 버전을 출시했다.
어쿠스틱 솔리드 턴테이블의 소리가 좋지만 그 모터만 따로 살펴본다면 회전 시
진동이 심한 편이다.
물론 이런 문제를 무거운 플래터와 가는 실을 벨트로 사용해서 보완하고 있다.
네이처 MK2는 처음 개발할 때부터 질 좋은 모터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LP12로 유명한 린과 자이로덱으로 이름을 알린 미첼에 납품하는 회사의 모터를 채용했다.
싱크로너스 모터로 교류 주파수에 동조되어 정속회전을 한다.
이전의 어쿠스틱 솔리드에 채용된 모터에 비하면 진동이 현격하게 적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어쿠스틱 솔리드의 클래식 우드를 연상시킨다.
벨트 드라이브에 리지드로 단단하게 받쳐지는 구조를 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겉모습만 비슷할 뿐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모터가 진동이 적은 모터로 바뀌었고 모터의 풀리도 아크릴 계열의 재질로
정밀하게 가공되어 있다.
어쿠스틱 솔리드가 가는 실을 벨트로 사용하는데 반해
네이처는 가는
실리콘 벨트를 채용했다.
실리콘 줄을 사서 접합한 것이 아니라 이음매가 없도록 원형으로 금형을 파서
새롭게 제작을 한 것이다.
받침도 고정형이 아니라 앵커 베이스를 본체에 달고 테플론 계열의 유기 재질로 받쳤다.
사진에 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앵커 베이스 받침이다.
플래터와 모터 하우징, 그리고 앵커 베이스 받침은 모두 알루미늄을 가공한 후에
표면처리를 했다.
전체적인 디자인 못지않게 표면 처리가 제품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그런 면에서
네이처 턴테이블의 표면처리는 칭찬 받을 만하다.
한국에서 이정도의 표면처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기업 납품 수준의 물량을 주문했을 때 얘기다.
소량 가공으로 이정도 수준의 표면 처리와 스핀들의 정밀 가공은 쉽지 않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턴테이블의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보았으니 베어링 부분의 정밀도를 확인할 차례다.
베어링 축을 축 받침에 끼우는데 베어링 축이 내려가질 않는다.
정밀 가공 탓에 안에 압축된 공기가 빠져 나오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베어링 축과 축 받침의 가공이 정밀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베어링은 코팅된 세라믹 볼을 사용하는데 특이한 점은 베어링을 받치는 부분에도
코팅 세라믹 볼로 받쳤다는 점이다.
이렇게 세라믹 볼과 볼이 만나는 구조로 하면 접촉점이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접촉점이 줄어서 좋긴 하지만 가공이 정밀하지 못하면 볼과 볼이 어긋나게
만나게 되서 문제가 된다.
이런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 자체가 가공이 얼마나 정밀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네이처 기본형에는 레가 RB301 톤암이 장착되고,
네이처 S에는 오토폰의
AS-212S 톤암이 장착된다.
리뷰를 위해 배달된 제품은 오토폰의 AS-212S 톤암이 장착되어 있었다.
테스트를 위해 모터 스위치를 켜고 스코프로 속도를 확인했다.
정상 속도인 것을 확인하고 고에츠 우루시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안티폰의
MC 드라이브 승압트랜스에 연결했다.
첫소리를 듣기 위해 시게티가 연주하고 도라티가 런던 심포니를 지휘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얹었다.
어라! 분명 입문용 턴테이블인데 하이엔드급 턴테이블에서 느낄 수 있는 냄새가 느껴진다.
우선 저역이 아주 깊고 단단하다.
리지드 방식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입문용 턴테이블에서 맛볼 수 있는 수준의
저역이 아니다.
무대도 좌우상하 펼쳐짐이 상당히 크고 무게 중심도 아래로 내려가 있다.
무엇보다 하이엔드 턴테이블의 냄새를 느끼게 하는 것은 깨끗하고 정숙한 배경이었다.
정밀 가공으로 베어링 소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음색은 시게티의 약간 까칠한 음색을 리얼하게 표현해 주었다.
바이올린 선율이 충분히 가늘게 표현되고 해상력이나 섬세함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다만 낮은 고역대에서 알루미늄 플래터 특유의 착색이 살짝 느껴진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따라온 매트를 빼고 나소텍에서 구매한 카본 매트를 얹었다.
알루미늄 특유의 착색이 줄어든다. 좀더 욕심을 내서 스태빌라이저도 음핑고 제품으로
얹으니 조금 더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따라온 정품 매트에 대해서 평을 좀 하고 싶다.
음질은 쓸 만하지만 레코드를 들어내면 매트와 접촉했던 레코드 면에 매트에 있던
섬유나 먼지가 달라붙는다.
음질을 떠나서 이런 매트는 조금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젠 오디오에서 음질을 위해서 다양하게 매트를 실험했다고 하니 쉽게 교체해서
출고할 것으로 믿는다.
아크릴 재질 매트는 알루미늄 특유의 착색을 효과적으로 없애주기는 했지만
아크릴 특유의 밍숭밍숭한 느낌이 들었다.
보스톤 오디오의 통 카본 매트도 음색은 좋았는데 저음이 많고 고음이 순해지는
느낌이 강했다.
클리어 오디오의 LP 재질과 같은 염화비닐 매트도 자연스런 음색으로 좋았지만,
나소텍의 카본 매트나 밀레니엄의 카본 매트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오토폰의 AS-212S 톤암은 잘 알다시피 헤드셸이 분리되는 타입이다.
내가 좋아해서 3개나 가지고 있는 토렌스 MCH-2를 바로 장착할 수 있다.
진한 향기를 내뿜는 음색의 MCH-2를 걸자 앞서 언급했던 낮은 고역대의
알루미늄 플래터 특유의 착색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다.
네이처 턴테이블과 토렌스 MCH-2의 궁합은 좋다.
매력적인 음으로 소리가 바뀌자 얼마 전에 세상을 뜬 메르세데스 소사가 생각나서
칸타타 수드 아메리카나 음반을 걸었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느끼게 하는 소사의 굵은 목소리가 호소력 있게 들린다.
공간의 표현력도 좋고 타악기의 리듬감 표현도 좋다.
여러 가지 면에서 어쿠스틱 솔리드의 클래식 우드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디자인이나 플래터의 표면처리 등에서
네이처가 클래식 우드보다 좀더 섬세하게
마무리가 되어 있다.
음질이나 무대 크기는 비슷하지만 배경의 깨끗함이나 섬세한 디테일의 표현에서
한수 위의 성능을 보여 주었다.
이는 아마도 좀더 진동이 적은 모터를 채택해서 이루어진 결과일 것이다.
클래식 우드가 중간 크기의 붓으로 그린 그림이라면
네이처는 좀더 작은 붓으로
세밀하게 그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오토폰 AS-212S가 장착된 네이처 S의 가격이 3백만원대라고 하니
중급 턴테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중급이 맞지만
네이처 S가 들려주는 음은 하이엔드 턴테이블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정숙함을 보여준다.
이정도 제품이면 수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국내에서 이런 수준의 턴테이블이 이 가격에 출시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카트리지 선택에 대해서 한마디 곁들이자면 수미코의 블루 포인트 스페셜 같은
강하고 화려한 음색의 카트리지나 고역에 광채를 발하는 고에츠의 실버 크래도 같은
카트리지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음색이 부드럽고 뉘앙스가 풍부한 카트리지가 매칭에서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매트를 적절히 매칭하고 카트리지를 잘 선택한다면 하이엔드 턴테이블에 버금가는
음을 들려줄 가능성이 있는 턴테이블이다.
가격은 중급이지만 그 음은 하이엔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Zen Audio Nature S
플래터 : 29.8×3.5cm
매트 : 어쿠스틱 펠트/합성 소재
모터 : AC 싱크로너스 모터
구동 방식 : 벨트 드라이브+분리형 모터 하우징
소비 전력 : 2W
크기(WHD) : 50.5×22×35.4cm
무게 : 20kg
-월간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