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스러운 만듦새와 탁월한 음질에 만족하다.



플리니우스 인티앰프와 CD플레이어는 따로따로 시청도 해보았으며, 매칭으로도 시청한 바 있어 필자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지며 사운드 또한 잘 기억하고 있다.
플리니우스의 역사가 32년 이상 되었으니 그동안 사용자들의 취향이나 시장의 동향을 충분히 감지했겠지만,
일관된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어느 면에서든 자신감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플리니우스 제품을 시청할 때마다 언급했지만, 은빛의 인클로저 덕분에 귀족 같은 고급스러움보다는
조금은 차가운 인상을 주는 것이 사실이며, 심플한 전면 패널은 조금은 단조롭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하지만 오래두고 보면 볼수록 친근감이 들면서 양면의 라운드 처리는 무언가 하고픈 말이 있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인티앰프로 싼 가격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탄탄한 내부를 보면서 설득력을 느끼게 되며,
사운드 역시 32년의 역사가 괜한 거은 아니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우통가는 30주년 기념작을 다시 한 번 정리한 앰프로 다양한 앰프들중에섣 완성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부품의 선택에서부터 조립·튜닝에 이르기까지 정성을 다했기 때문인데,
잡다한 편리성에는 눈을 돌리고, 오직 사운드의 충실성과 안전장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인상적이다.

마우리 CD 플레이어는 작심하고 출시했던 애니버서리 에디션을 개량하고 더욱 보완한 것으로,
CD-101을 내놓은 지 얼마되지 않은 시기에 무엇인가 더 반영해야 할 어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는지
빠르게 내놓은 CD 플레이어이다. 그만큼 그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데,
실제로 들어보니 사운드에 세련미가 더해진 것을 잡아낼 수 있었다.



하우통가 인티앰프와 마우리 CD 플레이어를 쌓아놓은 모습은 어느 프리앰프와 전원부를 쌓아놓은 것처럼
낮은 자세에 안정감이 있으며 꼭 닮은 모습은 쌍둥이처럼 자연스럽다.
오디오에서 통용되는 'Simple is Best'란 말처럼 인티앰프에서 큼직한 노브만 제외하면 전면 패널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마우리 역시 아주 심플한 디자인으로, 슬롯형 트랜스포트를 채용했고, 전면의 LED 반짝임으로 플레이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청색 리어 패널이나 진동에 대응하는 아주 낮은 받침대 등 하나하나 그 모습들이 예사롭지 않다.

재생되는 사운드에서도 서로 몇 번씩이나 업그레이드된 이후의 사운드 답게 정밀하면서 세련되어 사전에
약속된 것처럼 질서 정연한 모습이다.
외모에서처럼 차가운 듯한 면도 있지만, 섬세하며 밸런스가 좋다는 점에서 흐리멍덩하지 않고,
현악기의 고음에서 까실한 듯한 질감 표현에도 능숙하다. 재즈 음악에서 콘트라베이스의 워킹 베이스 라인이
확실하고, 드럼의 하이햇 심벌 사운드는 샤프하고 리드미컬하다. 여서 보컬에서 온도가
조금 낮은 듯도 하지만, 발음이나 성악가들의 특징은 확실하다.



둘을 합해보면 켤코 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가격의 분리형 앰프에서 반드시 더 좋은 사운드를 약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간결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음질, 인티앰프답지 않게 200W 사양, 호화스럽고 믿음직스런 리모컨 등
이 시스템의 진정한 효율성과 음질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이다.



                                                                                              [글.나병욱/2013.11 월간오디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