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고기엔 새우젓이듯 Garrard 301에는 Ortofon RMG309 arm입니다.
Garrard 301에 RMG309 arm이라면 당연히 묵직한 소리의 대명사인
Ortofon SPU MC Cartridge는 필수입니다. 이런 구성이 아니면 굳이 요란을
떨 필요가 없습니다. 이왕 구성을 하는 것 상태가 좋은 것으로 구해야지요.
잘 알고 지내는 분이 상태가 좋은 암을 가지고 계셔서 다행스럽게도 잘 구했습니다.
5pin din으로 된 오리지널 연결선은 그리 훌륭해 보이지
않습니다. 신호가 지나는 아주 중요한 길이므로 좋은 신호가
잘 지나도록 길도 좋은 길이어야만 되겠습니다. 그래서 아날로그에 좋은
웨스턴 케이블로 교체하였습니다.

Ortofon 309 arm은 Ortofon SPU cartridge를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얘기를 덧붙이자면 Garrard 301은 Ortofon SPU의 굵은 톤,
힘 있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제작하는 것입니다. 이왕 제작할 바에는
short arm보다는 long arm을 장착하여 뛰어난 음질을 얻을 수 있고
long arm을 장착하려면 base부터 더욱 커져서 시각적으로 대단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RMG 309는 음질과 카리스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비용만 제외하고.

RMG 309에 얽힌 20년 전쯤 세운상가 시절의 에피소드입니다.
낡은 건물이라 점방마다 자체적으로 냉난방을 해결합니다.
때는 겨울. 석유난로로 난방을 합니다. 석유를 주문하면 말통으로
배달하는데, 든 말통과 빈 말통을 바꿔가면서 5000원 받아갑니다.
세운상가는 가운데에 복도가 있는데 자신의 점방 앞에 물건들을
잠깐씩 둡니다. 석유사장님이 배달을 마치고 빈 말통을 흔들며 가다가
Garrard 301에 장착된 Ortofon RMG309 암을 톡 쳤는데
모가지가 댕강 부러졌습니다. 5000원씩 받아 겨울 내내 장사해도
그 당시 200만원이 넘는 이 암 값을 벌기는 쉽지 않을 판인데..............
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석유사장님한테 암 값을 얘기하니 낯빛이
낮인데도 불구하고 흑색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아주 난감해졌습니다.
안절부절 하던 그때 그 자리에 천사가 나타나 해결해줬습니다.
어떻게요? 이 부분은 저희 점방에 오시는 분들께만 알려드리겠습니다.ㅠㅠ


이젠 dust cover.
투명 아크릴로 제작하고 경첩으로 고정해야 합니다. 이 커버가 없다면
먼지가 많이 앉을 것입니다. 그보다도 아이들이 만약에 작은 공으로
장난이라도 할 때 암이나 카트리지 떨어진다면 마음 아픈 일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 커브가 있어서 도마 위에 모터와 암을 장착한 것 같은 턴테이블에
점을 찍는 것입니다.
커버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무게를 지탱하려면 경첩의 성능이
뛰어나고 열고 닫을 때 부드러워야 합니다. Linn Sondek LP12처럼
경첩이 너무 약해서 파손되거나 반대로 너무 단단하여 커버를 깨뜨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는 아크릴의 국내 최고 강자이자
최고의 경력을 가지신 차영학사장님께 맡기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아주 깔끔하고 멋지게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하면 완성되나요?

이렇게 해서 제작을 마쳤습니다.
소리는 잠깐 들어보았습니다. 포노앰프는 Sutherland "Hubble"로
연결하고 앰프는 Gryphon Prelude와 DM100, 스피커는 Dynaudio
"Sapphire". 일단 평을 하자면 잠깐 볼일이 있어 들린 어느 분께서
이게 어디서 나오는 소리냐고 묻습니다.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묻는지 먼저 물었습니다. 소리가 너무나 좋다고 하십니다.
SPU Cartridge의 굵은 톤이 힘으로 느껴집니다. 첼로가 아주 굵직하고도
묵직한 소리가 일품입니다. 첼로는 가슴에 안고 연주하는 그래서
따스한 오기를 느낀다고 하는데 굵고도 묵직한 느낌에 온기까지
느껴집니다. 여러 악기들이 섞여 하모니를 이루는 교향곡이야말로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