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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의도에 볼 일이 있어 기회는 이때다 하고 금강전자에 잠깐 들렀습니다만은
애석하게도 고사장님은 돈 벌러 나가셨다하여 뵙지를 못하고
직원과 몇 마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은 수리 맡긴 기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너무 오래 걸리면 강제로 미카도라도
장기 대여할려고 갔었는데.....
직원에게 수리맡긴 기기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나오는 길에 금강전자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습니다. 금강전자에는 구석구석에 보물들이 많이 숨겨 있습니다. 악세서리 라든가 하는....
마침 금세텐이 눈에 확들어오더군요. 그것도 펜 형태로 새로 나온 꼬마 금 세텐 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차 금세텐 살려고 했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님도 안계시고 하여 순진한 직원 총각한테 헐값(? 이런 것은 쓰면 안되는데)에,
주차권까지 한장 얻어서 휭하니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깜빡 잊고 집에 와서 옷을 벗다 보니 주머니에 뭔가 만져지는 게 있어서 보니 꼬마 금세텐였습니다.
무심코 어부인의 화장대에 꺼내 놓을려고 보니 가격표가 그냥 붙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격표 보면 어부인한테 집에서 쫒겨날 까봐 제 방에 몰래 숨겨 놓았습니다.
이하 모든 것 끝난 뒤 일단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세텐 안 칠한 채로요. 씨디피가 고장수리차 출장나가있는 관계로 친한 후배한테서 2년전인가
나온 소니 SCD-XB780 SACD플레이어를 트랜스포트로 컨버터는 코드 DAC64와 연결하여
임시로 듣고 있습니다.
모짜르트 현악 4중주를 들어봅니다. 탈리히 4중주단이 전곡을 연주하여 8장 씨디로 나온 전집입니다. 바이올린이고 첼로고 뭐고 멍청한 소리가 나옵니다.바이올린은 고역이 뻗지를 못하고 중역대만 나오면서 첼로는 벙벙 소리가 나오더군요.
아 그리운 내 조강지처...
일단 스피커케이블의 단자에만 칠해봤습니다. 예전에는 한꺼번에 모든 접점에 은세텐을 발라보느라고 힘든 경험도 있고 한꺼번에 다 칠해 버리니 어디가 어떻게 변했는 지를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하루에 한군데씩만 세텐을 발라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꼬마 세텐은 끝이 형광펜과 유사해서 일정한 농도로 바르기가 좋더군요.
그냥 형광펜 쓰듯이 쓱쓱 칠해 주면 되더군요. 그런데 펜끝이 좀 딱딱하여 말굽단자는 바르기가 좋은데 바나나 단자는 바르기가 힘이 들더군요. 게다가 요즘 눈까지 어두워져서...
참고로 말굽단자는 은단자이고 바나나 단자는 후루텍의 로듐단자 입니다. 전도율에 있어서는 이것만한 것 없을거라고 자위하고 있었는데요.
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역시 아까와 같은 모짜르트입니다.
정신이 바짝 듭니다. 멍청했던 저번 소리는 어디론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제법 또렷하고 투명해집니다. 즉 바이올린 소리의 고역이 올라가면서 디테일이 살아나니 뉘앙스가 좋아지고 질감이 느껴집니다. 첼로의 벙벙 대던 소리가 부악부악 활 긋는 마찰음이 살아납니다. 막이 두텁게 쳐있던 소리가 막을 벗겨낸 듯 명료해집니다.
놀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지연의 프로포즈를 틀어봤습니다. 12번째 as time go by를 들어보는데 째즈의 분위기가 확 살아납니다. 심벌즈의 소리가 챙챙 채르륵 하면서 명확해지고 베이스라인이 명확해집니다.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단지 스피커 케이블 단자에만 칠해봤는데도 음의 변화가 제 귀에는 명확히 느껴지더군요.
모든 접점에 칠했을 때의 변화는?
정말 궁금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 하나씩 칠해 볼 작정입니다.
오늘은 모든 파워코드에 세텐을 칠해보고 내일은 DA컨버터의 디지털 케이블, 모레는 컨버터의 인터커넥터 이런식으로 차근차근 칠해보면서 음의 변화를 느껴볼 작정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진공관 소켓을 마지막으로요.
아무리 좋고 비싼 단자라 하더라도 단자 접촉부에서도 얼마나 많은 정보 손실이 있는지를 되돌아 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금세텐..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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