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에 테스트 곡마저 쳐지는 곡이면 낭패 볼 것 같아 스피드 있는 곡 위주로 선곡을 해놓고 시청회 시간을
기다렸다. 코리안 타임은 21세기가 훌쩍 접어들어도 쉽게 고쳐지지 않 는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와서 선풍기 두
대가 쉴새 없이 돌아가는 가운데 시청회는 시작되었다. 가지고 온 시청음반까지 1시간여 들어보고 즉석에서 리뷰어
소감을 받았다. 오는 분들마다 운영자가 내주는 공포의 소감문 백지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아래는 리뷰어들의 시청소감을 가감 없이 정리한 내용이다.
- 한 마디로 집중됨이 없이 파워풀하다. 밸런스도 정확하고 리듬 윤곽도
뚜렷하다. 하도 힘이 좋아 다인 25를 갖고 노는 기분이지만, 깊이 있는 소리가 아쉽다.
- 힘이 좋은 부분은 인정하나 특색 있는 소리는 아니고, 평범한 느낌이다. 매력을 썩 못 느끼겠다.
- 역시 힘만은 좋다. 그러나 중고역대 소리가 얇다. 어느 장르나 음악적 특색이 나타나질 않고 현악기 소리가 얇고
강하게 들린다. 임펙트가 있는 부분은 약간 엉키는 것도 있다.
- 가격대 성능대비로 기기를 평가했으면 좋겠다. 다른 기기에 비해 350만원대 기준이면 괜찮은 기기다. 오디오
입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고, 잘 모른 체 분리형 선택하는 것보다는 인티앰프가 실패확률이 적다고 본다. 쉽게
업그레이드를 유발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 전 장르 음악을 울려주는 데 크게 단점도 장점도 나타내 주지 않는다. 가격만 생각하면 이 정도 능력에 크게
이의를 달지 못하나, 욕심을 더 내자면 음의 디테일 한 부분과 중고역대의 허전함을 보완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 소리의 경향은 약간 건조하고 두툼한 느낌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취향의 유저라면 추천할 만한 기기다.
시청회를 마치고
중저가 기기 시청회를 하게 될 때 난관에 부딪히는 게 평가의 기준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진부한 말이지만 가격대 성능대비 기준으로 평가를 하면, 중저가 기기는 그만큼의 제 몫과 영역이 있는 것이다.
유저들은 싸고 좋은 기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싸고 좋은 기기는 잘 보이질 않는다.
Grandhigh A280 인티앰프는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과 동시에 가능성이 보이는 제품이다. 미국에서 설계와
튜닝을 했다고 하더라도 중국제라는 두터운 그 고정관념을 허물기 위해서는 메이커에서는 중저가 기기라기 보다는 고급기기를
만드는 마음으로 한 층 더 고급스런 음의 질감으로 다가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