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음향 세계
단순히 청각을 자극하는 음이 아닌 모든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음이 바로 새로운 세계의 음향이고 그
정점에 도달한 제품이라는 인상이다. 기존 메이커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이 제품을 접한다면 아마도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의 음을 경험할 것으로 확신한다.
정승우/오디오 평론가
10여 년 전만 해도 오디오 시스템의 구성은 쉬웠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그렇고, 선택 범위도 가격대별로
일부 제품으로 한정되어 있어 시스템 선정 과정은
원하는 가격대만 결정되면 손쉬웠다. 최근에는 놀라운
가격과 함께 다양한 제품의 출시는 애호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즐거운 일이겠지만, 오디오 취미의 특성상
바꿈질로 이어지면 경제적인 손실이 뒤따르게 된다.
특히 앰프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 외에 신흥 강자들의
약진이 놀라운데 이번에 필자가 리뷰한 호블랜드사의
경우도 최근 스트라토스라는 플래그쉽 파워 앰프를
발표하여, 해외 하이엔드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메이커이다.
호블랜드하면 뮤직캡이라는 유명한 콘덴서가 떠오르고
진공관 방식의 하이엔드급 프리앰프가 이웃 나라인
일본과 미주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으니
이미 탄탄한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메이커로 보아도 될 것 같다.
모델명인 스트라토스라는 ‘하늘의 성층권’이라는 뜻이다.
성층권은 기류가 안정되어 있는 대류권 위의 대기층으로
제품의 외형에서 풍기는 산뜻하고 깨끗한 이미지와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바라만 보아도 스트레스 없이 맑고
순수한 음을 낼 것 같은 외모에 ‘성층권’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품명, 실로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인상이다.
제품의 특징을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채용된 전원부의
설계 콘셉트를 보고 시청 전부터 대단한 음향을 들려줄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필자는 파워 앰프에서 전원부는
심장과 같은 존재이며 전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스피커 구동력은 앰프의 물리적인
출력 수치보다 안정적인 전원 공급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 제품에 장착된 전원 트랜스는 토로이달과 EI 타입의
장점을 두루 갖춘 설계의 C 코어를 발전시킨 코어를 채용했다.
기존 트랜스 대비 노이즈 레벨이 낮고 레귤레이션이
높은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메인 섀시로부터
분리된 트랜스 전용 별도의 섀시 안에 네 방향의 기둥을
이용하여 플로팅했으며, 고정용 서스펜션에는 엘라스토머라는
탄력성 풍부한 수지를 이용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전원부의
음질에 미치는 노이즈나 진동 등의 악영향을 배제하기 위한
메이커의 확고한 의지가 보인다. 콘덴서도 슬릿 포일 커패시터
(Slit foil Capacitor)를 채용한 총 80,000uF 용량으로 에너지감을
수반한 빠른 스피드의 전류 공급이 가능하다. 출력 소자는
엄선된 메탈 하우징 TO3라는 소자 12개를 채용한 6 패러 푸시풀
회로이며, 채널당 8Ω에서 330W 출력의 모노블럭 구성이다.
각 출력단은 서로 히트 싱크를 맞대어 고정한 후 이를 굴뚝
모양의 구조로 구성하여 높은 효율로 열을 대류시키는 방식으로
냉각 팬이 없는 구조이다. 팬이 없는 관계로 전원을 켠 상태에서도
극한의 정숙함을 유지한다. 메인 섀시는 항공기 등급의 알루미늄의
채용과 본체 위판 안쪽의 아크릴판 채용 등 노이즈 및 공진 대책이
철저한 구성이다. 부품 하나부터 시작해 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다양한 획기적인 콘셉트 등은 단순히 몸체와 출력 수치만 높여
승부하려는 일부 제품과는 격을 달리하는 음질 최우선적인 설계
사상을 엿볼 수 있다.
평론을 하는 입장이지만 이 제품과 필자의 스피커와의 매칭은
시청 전부터 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다.
사실 사라스트로 스피커는 출력 음압 레벨이 8Ω에서 93dB 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대구경 우퍼가 후면에 배치되어 있는 구조로
파워 앰프의 여유로운 구동력 없이는 밸런스 잡힌 소리를 얻기가
무척 어려워 항상 매칭 앰프의 실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일단 이 제품의 시청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스트레스 프리’이다.
음이 사뿐하고 가볍게 공간에 뿌려 진다. 극한의 순도와 질감을
수반한 투명한 음의 입자들이 가볍게 리스닝룸을 휘감으며 방안의
공기를 울린다는 인상이다. 여러 소스의 다양한 시청 결과 어떤
곡에서도 결코 파워감으로 밀어붙이는 인상이 아니다. 특히 섬세한
표현은 발군으로 목소리의 발음이나 현악기의 공명음 등 예민한
질감 표현이 요구되는 음색에 대해 민감한 방응을 보여주며,
우수한 진공관식 파워 앰프를 연상시키는 온기 가득한 음의
침투력에는 광채감을 보여준다. 정숙함 속에 들려오는 압도적인
정보량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정도 음이라면 앰프의 구동력이
어떻다는 등의 표현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해외 잡지에서 절묘한
표현을 한 것과 같이 성층권을 사뿐히 날아가는 제트기와 같은
인상으로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공해 없는 깨끗한 대기와 아무 소음도 없는 공간에서 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시청 전부터 느꼈던 제품의 다양한 설계
콘셉트가 그대로 음에 반영되는 점에서 왜 이 제품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었다.
사견으로는 오디오가 추구하는
세계는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이 동반되지 않으면 아무리 개성적인
음이라도 그냥 단순한 기계적인 재생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극 없이 펼쳐지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음의 펼쳐짐을 보며 그동안
필자가 추구했던 이상형의 음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대구경 우퍼의 경우 구동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불충분한
음의 이탈감 현상에 의해 무척 혼탁한 음을 들려주곤 한다. 이 제품은
결코 힘자랑을 하지 않는 인상이지만 기본적인 구동력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스트레스 없이 사뿐하고 맑은 음을 결코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필자의 선입견 속의 미주 지역 파워 앰프들은
엄청난 구동력을 동반한 다소 기름지고 육중하지만 섬세함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음이 연상되는데 이 제품의 경우 상식을 뛰어 넘는 다소 의외의
음을 들려주었다.
사실 이 앰프의 시청 기간은 리뷰라는 본연의 임무를 잊고
음악에 빠져들게 한 시간이었다. 얼마 전 최고의 하이엔드
시스템을 시청하면서 느꼈던 단순히 청각적으로 들리는 음보다는
시각적으로 보이고 감각적으로 만져지는 듯한 감동적인 경험을 했는데
이 제품과 필자의 스피커가 들려주는 감성을 자극하는 음을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필자부터 과거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이런 신선하고 선진적인 음을 체험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호블랜드라는 메이커가 다소 생소한 애호가들도 있을 것이다.
시청 내내 필자가 느낀 점은 이제는 하이엔드 앰프들의 음향적
특징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 제품은 바로 이런 새로운 세계에
등장한 문제작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청각을 자극하는 음이 아닌
모든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음이 바로 새로운 세계의 음향이고
그 정점에 도달한 제품이라는 인상이다. 기존 메이커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이 제품을 접한다면 아마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음을 경험할 것으로 확신한다. 참고로 동사에서 제공하는 컴포넌트
서포트 시스템을 이용하면 모노블록 앰프를 세로로 겹쳐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별도의 랙 없이도 콤팩트하고 아름답게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Amplifier output power : 400 watts/channelΩ 625 at 4Ω 800 watts at 2Ω
* Input impedance : 50KΩ unbalanced; 100KΩ balanced
* Amplifier voltage gain : Unbalanced input 26 dB, non-inverting, Balanced input 20dB, non-inverting
* Frequency response : ± 0.2 dB, 5 Hz - 20,000 Hz
* A-weighted S/N ratio : 110 dB below 400 watts
* Harmonic distortion, at rated power : <0.1%, 1 KHz
* Power requirements : High Standby mode 48 watt, Full On mode (no signal) 60 watt, Full power 1,200 watt
* Casework dimensions: 40 W x 48 D x 24 H (cm)
* Net weight : 40.5 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