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직한 표시창과 단단한 알루미늄 소재를 절삭 가공한 몸체, 상부의 몸체에 각인된 회사의 로고 외에는 일체의 기호가 표시되지 않은 외관…. 전원을 넣기 전의 모습을 본다면 오디오 앰프라고는 유추해내기 힘들 정도로 간결한 외부의 디자인이 독특한 제품이다. 디지털 신호의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만들어진 인티앰프이니만큼 다양한 입력을 가진 제품으로 생각했었는데, 실물을 보니 디지털 입력은 USB 입력 하나만을 갖추고 있다. 광이나 동축 케이블로 디지털 신호를 받아 다양한 디지털 주변 기기의 중심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조금은 섭섭한 사양인 듯.
3조의 라인 입력과 한 개의 디지털 입력을 갖고 채널당 200W라는 믿어지지 않는 스펙을 가진 인티앰프의 시청을 위해 KEF LS50을 연결했고, 노트북과 CD 플레이어를 연결했다. 우선 CD 플레이어의 시청에서 음악이 매우 풍성하고 여유롭게 울려 나오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볼륨 레벨은 조금만 올려도 매우 큰 음량으로 소리가 울려 나오고 있다. 앰프가 전원을 넣은 지 얼마 되질 않아서 소리의 윤곽은 조금 산만한 기운이 있지만 전반적인 균형감은 우수하다. 연결된 CD 플레이어의 수준을 고려하고서 듣는 시청인데도, 예상외의 우수한 울림을 가지고 있다. 전면의 디스플레이도 큼직하게 식별이 쉽고, 표시 창 양쪽의 조절 손잡이도 기능과 디자인의 두 가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음원을 노트북 컴퓨터를 연결해도 전체적인 재생음의 균형은 변하질 않는다. 음원으로 사용한 데이터가 CD를 그대로 압축 없이 옮긴 것이기 때문에 극적인 소리의 변화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플레이어에 내장된 DAC를 통하지 않고 앰프에 내장된 디지털 변환부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 변화는 감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시청에 사용된 CD 플레이어의 품질이 그다지 우수한 것이 아니어서 소리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지만, 컴퓨터와의 연결에서 듣는 음의 질감은 아주 우수한 것임을 쉽게 감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라인 입력에 비해 게인이 낮게 형성되어 있는 듯이 조금은 볼륨 레벨을 더 올려야 하지만 차분하게 실내를 채우는 음의 결은 CD의 시청 때보다는 한수 위의 음을 들려주고 있다. 우수한 재료로 만들어진 외관의 모습이 고급스럽고, 지극히 단순화된 리모컨의 디자인도 훌륭하고 사용이 간편하다. 컴퓨터를 기본으로 하는 오디오 시스템에서 진가를 발휘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