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경쯤일 것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어느 날 저녁 힐튼 호텔에서 국내 처음으로
오디오쇼를 열기 위하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참으로
좋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를 찾아가 보니 “우리무역”을 운영하시던 “이석우사장님”이
처음 보는 작은 스피커를 틀어놓고 튜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스피커의 첫인상은 풍신(風神)도 요란한(?) 게 소리는 대단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야물게 생긴 것이 홀 전체를 어찌나 잘 울리던지요.
나중에 알게 된 그 스피커는 Voce Divina의 Soprano였습니다.
1996년 동계 CES에 처음 선보여 화제를 뿌리고는 바로 이듬해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입니다. 이 회사는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회사로 고음질을 지향하는 독특한 설계를
선보이며 혜성처럼 등장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역사가 짧은 신진 메이커임에도 국내에 인터넷 동호회가 생기면서
급속도로 보급이 되고 유명해진 메이커가 되었습니다.
Soprano를 비롯하여 Tenore와 주문생산품인 Signature Edition 등을
생산하다가 밀레니엄을 맞아 Millenio Series인 Millenio Soprano,
Millenio Tenore 등을 선보이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Millonio Soprano는 다이옥시드로 코팅처리된 42mm 구경의 역 돔형
티타늄 Focal 트위트를 채용하였으며 캡틴보이스와 페이퍼콘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해 만든 168mm(6.5인치) 스캔스픽 우퍼를 사용하였습니다.
아주 맑은 고역과 타이트하고 단단한 저역 특성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여름날의 시원한 물줄기처럼 생동감이 좋게 느껴집니다. 특히 이름에서
보듯이 여성 보컬이 좋으며 피아노 같은 선이 분명한 소리를 잘 표현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전부터 좋아하는 운동 중에 씨름이 있습니다.
아마추어 실업팀들이 중심이 되어 대회가 운영되다가 프로씨름이
등장하면서 혜성처럼 나타난 씨름꾼 중에 이만기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하여 체구도 크지 않아 처음엔 한라급에서
활동하며 천하장사를 제패하였습니다. 자신보다도 더 큰 선수들을
넘어뜨리며 가장 많이 장사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힘으로만
씨름을 한 게 아니라 기술씨름으로 천하를 호령했습니다.
혼자서 독식하니 은근히 상대가 될만한 선수가 나타나길 바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스피커를 보면 이만기선수가 생각납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것도 비슷하고 작은 체구이지만 이 선수의 대단한
기술씨름이나 작은 스피커의 소리를 내는 탁월한 능력 면에서 둘 다
비슷하게 생각됩니다. 기술씨름이 멀어지고 힘으로만 하는 씨름이 등장한
이후 씨름도 인기를 잃고 있듯이 등치만 크고 값만 비싼 스피커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니 오디오도 빛을 잃는 듯 합니다.
씨름판에서 혜성과도 같은 존재를 기대하듯이 오디오도 이 스피커를
대하면서 또다시 혜성이 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 Specifications ##
* 유닛구성과 방식 : 2웨이 2유닛. 42mm 트위트, 168mm 우퍼
* 재생주파수 대역 : 48 Hz ~ 25kHz
* 출력음압레벨 : 90dB
* 임피던스 : 8옴
* 크기 : 229 x 406 x 356 mm
* 중량 : 18.2 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