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l 3에 대한 평은 오디오평론가이신 김남선생님의 평을 대신합니다.)
인티앰프, 그대는 또 하나의 이정표
Avantgarde Model 3
이브 몽땅의 ‘고엽’을 듣는다. 그 곡은 이 시스템에서 극치라고 할 만하다. 이 이상으로 노래를 기기로 재현하기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색소폰 연주는 또 어떠한가. 혈기 넘치는 신참들이 그냥 씩씩하게 불어 넘기는 그런 음감이 아니다. 귀밑머리 허연 오래된 연주자가 어두운 무대에서 라임라이트 불빛 아래 혼자서 처연히 연주하고 있는 그런 우수가 진득이 묻어 나온다. (김남/오디오평론가)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에 오디오 마니아들의 명소가 하나 자리를 잡았다. 금강전자에서 운영하는 아방가르드 전용 시청실이 그곳인데 국내에서도 이런 시청실은 처음이다. 물론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한 두어 번 비슷한 제품의 전용 시청실이 잠시 개점한 적이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휴점 상태가 되고 말았다.
시절이 맞지 않아서이고 제품 선정에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아방가르드는 우선 그 화려 웅장한 자태를 구경하고자 하는 마니아들이 찾아오면서 확실하게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인데, 이곳은 기묘하게도 오디오 전시장이 아니라 마치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요염한 진홍과 심해의 군청색 같은 색감은 어느 오디오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며 그 풍만한 외양 역시 보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볼수록 아방가르드의 스피커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때로는 한 번 끌어 안아보고 싶은 충동을 준다. 술김에 아마 그 거창한 혼에게 다이빙을 하는 마니아도 분명히 생겨날 것이다.
자원하여 금년에 아방가르드의 스피커와 앰프를 줄줄이 들어보게 되니 이런 즐거움이 없다. 시청 면적의 차이에 따라서 제품을 선택하게 되지만 그래도 은연 중 모델별로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이 보통 오디오 기기의 성향이라면 아방가르드는 그 차이가 상당히 좁혀진다. 저가 제품이라고 해서 질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향의 차이만이 감지될 뿐이다. 혼 스피커의 우수성을 잘 뽑아내고 있는 앰프군들도 칭찬에 인색하면 위선이 되리라 생각한다. 앰프의 기본 개념을 상당 부분 바꿔놓은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에서 출시 중인 앰프는 현재까지 3종이다. 프리·파워 분리형이 있고, 자그마한 5 플러스 인티, 그 뒤를 이어 모델 3이 얼마 전 수입되었다.

5 플러스는 A급 출력이 무려(?) 0.4W에 AB급으로 전환시 27W에 불과하여 자사 스피커인 솔로, 오노, 듀오 등의 약간 작은 크기(아방가르드에서 볼 때)에 최적으로 나온 것이지만 다른 메이커의 스피커에 물려도 위풍당당한 소리를 내줘서 듣는 귀를 의심케 할 정도였다. 태인기기에서 오랫동안 수입해온 스피커 브랜드인 다인 오디오의 중상급 모델을 당당히 울리는 바람에 수입상에서도 처음엔 당황했다고 한다. 다른 앰프들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출시된 모델 3도 여전히 출력이 작다. 최고 출력이라고 해도 5 플러스의 27W에서 약간 상승하여 38W가 되었다. A급 출력 한도치는 5 플러스보다 약간 더 높아졌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가격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여전히 요즘의 고가제품들과는 비교할 바는 아니다. 요즘의 오디오 제품들은 천만원 한 장은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되어야 정상이고 그 이하가 되면 무척 싸구나 하는 인상을 갖게 된다.
전작이 마치 백과사전 한 권 정도의 깜찍한 크기였던데 반해 모델 3은 커졌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보는 기본 크기가 되었다. 설계의 기본이라거나 부품의 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지만 외형의 차이가 약간 있다.

우선 2개의 밸런스 입력과 1개의 출력이 설치되어 있다. 아무래도 밸런스 입출력은 요즈음 기본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볼륨과 실렉터의 노브도 상당히 고급스러워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극도로 짧은 신호경로는 ‘Less is More’의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그 원칙의 기본은 최종단까지 2단계 증폭을 거치면서 매우 약한 피드백을 걸어놓은 것으로 완성이 된다. 아방가르드 측의 설명에 의하면 기존의 대부분 앰프들은 2단계보다도 더 많은 증폭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디스토션(왜곡, 일그러짐)을 줄이기 위해 다시 피드백을 걸어서 줄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단계의 증폭은 결국 여러 단계의 피드백이 필요하며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딜레이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인티앰프는 신호경로에서 2개의 TR을 통하여 2단계만의 증폭을 거치게 된다. 그 결과 CD의 신호주파수 범위 이상인 220kHz, 4옥타브까지 재생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정도라면 SACD나 DVD 같은 광범위한 신호도 자체적으로 얼마든지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이다. 전작보다 출력이 늘어난 것은 파워 트랜스의 용량이 커지고 전해 부분도 대폭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래봤자 소출력인만큼 발열은 미미하다. 그냥 따스할 뿐이다. 리모컨은 역시 전작과 같다. 강력한 전자모터와 연결되어 리모컨이 작동되는 감촉과 반응감은 최고. 쓰윽 돌아가는 소리가 상쾌하게 반응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방가르드의 스피커들은 저역부에 모두 자체의 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 따라서 트위터와 혼을 울리는 질 좋은 소출력의 앰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게 된 셈인데 그래서 아방가르드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 작고 대단한 인티앰프 사용이 권장된다. 물론 어지간한 타 메이커의 연결도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앰프를 아방가르드 스피커 피코에 다시 연결한다. 다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번 피코의 시청을 위해서도 이 앰프를 한 번 사용했기 때문이다. 피코는 3천만원대의 고가품으로 요염한 진홍의 직경 50cm의 혼과 13cm의 트위터 혼, 그리고 내장되어 있는 30cm 우퍼 2개를 가진 체중 85kg의 거구이다. 물론 자체 파워 앰프 내장이다. 이런 경우에는 크로스오버나 임피던스 등 예민한 트러블이 발생할 소지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동일한 메이커에서 제작한 앰프가 가장 안전한 것은 상식일 것이다.
전작인 5 플러스는 상당히 상쾌하고 경쾌한 반응을 보인다. 해상력이 좋고 스피디하여 우노, 솔로, 듀오 등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피코의 경우는 혼이 대구경이라고 할 만큼 상당히 커져서 아무래도 5 플러스와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제작사에서는 판단한 듯하다.

자체 파워를 연결하고 모델 3을 다시 연결, 작동을 시작한다. A급 앰프는 원래 작동이 다소 굼뜨지만 워낙 소출력이기 때문인지 워밍업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성악의 대음량을 넣었지만 소리가 나오면서 그대로 매끈한 탄력을 보여준다.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기 짝이 없다.
오디오 제품의 속성은 대체적으로 바이올린의 비비적거리는 마찰음이 좋으면 십중팔구 성악이 거칠어지게 된다. 고역도 날카로워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다르다. 혼의 특성도 작용하겠지만 마치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낸 듯한 너무도 조화가 잘되는 음이 흘러나온다.
얼마 전 타계한 이브 몽땅의 ‘고엽’을 듣는다. 이 곡은 이 시스템에서 극치라고 할 만하다. 이 이상으로 노래를 기기로 재현하기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색소폰 연주는 또 어떠한가. 혈기 넘치는 신참들이 그냥 씩씩하게 불어 넘기는 그런 음감이 아니다. 귀밑머리 허연 오래된 연주자가 어두운 무대에서 라임라이트 불빛 아래 혼자서 처연히 연주하고 있는 그런 우수가 진득이 묻어 나온다. 관현악도 전체를 충분히 싸 감는 포용력이 뛰어나고 피아노는 바닥을 울린다. 놀랍고 존경스럽다. 이런 앰프를 피코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스피커에서도 울려보고 싶어진다. 인티앰프의 매력, 그것은 오디오의 세계에서 아마 상당히 달관한 분들이 찾아나서는 또 하나의 이정표이리라 생각한다.
·실효 출력 클래스 A : 0.4W(8Ω), 1.1W(20Ω) ·실효 출력 클래스 AB : 38W(8Ω), 27W(16Ω) ·댐핑 팩터 : 44(20Hz, 8Ω) ·S/N비 : 86dB·최대 소비 전력 : 160W ·크기(WHD) : 43.7x7.7x42.5cm ·무게 : 9.6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