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른 Dynaudio 25 리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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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운영자(admin@kaudio.co.kr) 작성일 : 2004-07-01 조회수 : 235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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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클럽 리뷰란에 있는 김공남 님의 리뷰입니다.
본인의 허락을 받아 이 곳에 게시합니다. ============================================================================ 모든 장르를 잘 울려주는 만능 스피커 한달전 법정 스님의 단순한 삶에 대한 글을 읽고 생각한 바가 있어 30 여년의 오디오 생활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유 기기 3 세트 중 서브로 사용하던 쿼드와 린 LP12, 티악 VRDS 25x 만 남기고 주력 기기 2 세트를 처분한후 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스페셜 25를 새로 들여 놓았다. 일반적으로 중급 이상의 다인 스피커들은 드라이브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앰프로는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사용했던 크래프트도 조그만 스피커였지만 쿼드가 잘 울려주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디오 기기에 초월하는 심정으로 아담하고 깔끔한 외모의 스페셜 25를 마지막 스피커로서(64번째) 들여놓긴 했지만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박스에서 꺼내 약 1시간 정도 통전을 시키 후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올렸다. 뜻밖에도 균형이 잘 잡힌 사운드가 울려나온다. 제법 무거운 저음과 윤기 있는 중고음이 파리 에펠탑 같은 음상을 형성한다. 방금 꺼낸 신품이기 때문인지 약간 억눌린 중고음이지만 적당한 긴장감이 단단한 저음 위로 깨끗하고 탄력 있는 음상을 쭉 뽑아올리는 것이 에이징이 전혀 안된 이 상태로도 듣기에 괜찮다. 시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어허 하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볼륨을 조금 더 올려본다. 납득이 가지 않는 음이다. 조그만 스피커에서 이런 저음이 나오다니! 나를 거쳐간 플로어 형의 어떤 대형 스피커도 이처럼 단단하며 깊고 품위 있는 저음을 내준 적이 없다. 처음의 에펠탑 같은 음상이 차츰 살집을 더하며 넓은 음장감을 형성한다. 총주에서도 음의 균형이 조금도 무너지지 않는다. 악기 하나 하나의 위치가 눈에 보이듯 선명하게 느껴진다. 볼륨을 줄여도 마찬가지다. 과거 크래프트는 쿼드앰프의 볼륨을 줄이면 음이 다소 흐트러지고 빈약한 느낌을 주었는데 스페셜 25는 같은 앰프이지만 음량에 관계없이 쉽게 쉽게 울린다. 필립스에서 나온 클라라 하스킬과 아르뜨르 그뤼미에의 모짜르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집을 들어본다. 이 연주는 명반으로 알려졌지만 내 개인적으론 녹음 상태가 별로라 여기는음반이다. 마이크가 연주자에게 너무 가까운 느낌으로 잔향이 거의 없는 딱딱한 음반이라 여겼다. 그러나 스페셜 25는 거칠게 쏘아붙이던 바이올린의 중고역을 그뤼미에 특유의 유려하고 매끈한 표정으로 바꿔 놓는다. 투박하고 무표정했던 하스킬의 피아노도 영롱한 배음으로 바이올린을 살포시 감싸면서 둘은 찰랑거리며 교태를 부리기까지 한다. 이 음반을 이처럼 기분 좋게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본다. 당당한 관악 파트 위로 바이올린이 얼음판을 미끄러지듯 울린다. 이 곡은 에펠탑 같은 음상의 현대 스피커들에선 흔히 저음부가 주머니 부풀 듯 아래로 쳐지고 중고음이 따로 노는 느낌을 주는데 단단하게 받쳐주는 긴장감 넘치는 저음 위로 중고음이 매끄럽게 이어져 볼륨을 최대한 올려도 서늘하고 상쾌한 감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작 펄만의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에서도 느낌은 그대로다. 펄만의 바이올린은 그의 신체적 이유 때문인지 협주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음량과 기교 과시형의 연주 스타일로 인해 전체적인 바란스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본 스피커에선 관현 파트와 긴밀한 협음을 이루어 그의 촐랑대는 것 같은 경박함이 귀엽고 느긋한 표정으로 바뀐다. 이는 각 대역 간의 이음새가 매끄럽고 자극적이지 않는 고음부가 적절한 광채를 띄기 때문인것 같다.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를 차례로 올려본다. 이들은 앞선 베르곤찌나 스테파노, 코렐리 등에 비해 어딘가 미숙한 부분들이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스피커의 조음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함이다. 하이 C음까지 쭉 뻗어 올라가지만 천박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던 파바로티가 긴장감 있는 탄력있는 바뀐다. 뒷 목을 눌러지르는 듯한 인위적 목소리의 도밍고 역시 매우 자연스럽게 들린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호세 카레라스는 어떤가. 고음부에서의 꺽는 듯한 비음으로 풀어지는 바이브레이션을 카바하던 그의 빈약한 가창력이 윤기 있고 향기 나는 음색의 열창으로 바뀐다. 정말 말문이 막힌다. 이런 스피커가 왜 이제서야 등장했단 말인가. 계속 여러 장르의 음악을 밤새 들었다. 단단하면서도 깊게 내려가는 풍부한 저음, 유려하기 그지없는 탄력있는 중음, 매끄럽고 빛나는 고음 그리고 아무리 볼륨을 올려도 시끄럽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대역 간의 조화와 스피커를 살포시 돌아나오는 배음과 여음이 긴 잔향은 아무리 약점을 찾아도 도대체 시비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소스와 앰프가 고급 형이 아니라 세밀한 음질이나 음색의 평가는 무리이겠지만 과거 내가 사용했던 수천만원대의 기기에 비해 나았으면 나았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다만 취향 상의 문제이겠지만, 20여년 전 스펜도 BC2에서 좋게 들었던 현의 촉촉함과 EV의 대형 스피커가 들려주었던 첼로의 송진 가루 같은 까칠한 느낌의 리얼한 음은 부족한 감이 있는데 이는 중고역이 너무 매끄럽기 때문인것 같다. 스페셜 25는 어떤 난곡도 슬슬 풀어가는 지휘자 유진 오먼디 같 은 스피커다. 고백하건대 30 여년의 내 오디오 생활은 음악을 듣기보단 소리와 싸움의 연속이었다. 기기를 바꾸고 귀를 쫑긋 세워 온 신경을 동원해 시비거리를 찾다 보면 음악 감상과는 관계없는 소리 사냥 자체였다. 스페셜 25는 마치 너그럽고 여유 있는 어른 답게 나의 까다로운 취향을 감싸준다. 실로 30 년 만에 음악 감상 다운 음악 감상을 즐긴다. 주력 기기들을 처분하고 조촐한 시스템으로 오디오에 달관한 듯한 사람의 여유 있는 음의 향수에서 나온 말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스페셜 25는 정말 만능 스피커이다. 아마 이걸로 끝까지 갈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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