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어쇼를 관람하던 금요일날 저녁,
시청회 장소인 금강 서초점으로 향하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악평과 독설로 유명한 나 일지라도
오늘만큼은 기기가 왠만하면 좋은 음악으로 들릴 것 같다고...
왜냐하면 아이어쇼에서 망가진 소리 하루종일 들었으니까 ^.^
먼저 이번 시청회는 참여하신 분들이 평소 즐겨들으시는
각자의 음반들을 가져오셔서 순서대로 듣는 형식이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는 금요일에 6장, 그리고 토요일에 또 다른 6장의 CD를 가지고
두 번에 걸쳐 시청을 했습니다. 이유는 나중에 알려드리도록 하고,
참고로 음반은 위에 사진을 올렸습니다.
간단하게 기기별로 정리를 해보면,
파워는 EL34를 채용한 40W급 진공관 앰프이고, 불을 끄고 바라보면
사파이어란 이름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은은한 파스텔톤을 표현합니다.
꼭 한번은 실내조명을 끄고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프리 역시 12AX7와 12AU7가 채용된 진공관 프리이며,
샵 주인장께서 베스트매칭으로 추천하신 제품입니다.
스피커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혼타입이며, 액티브로 더블우퍼가 장착되어 있는
아방가르드의 트리오, 듀오, 우노, 솔로의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전동식 뚜껑이 보기에도 예술인 CDP 미카도.
그러나 그리폰의 디자인이 그렇듯이 조금 투박하고 칙칙한 면도 없지 않아서...
전체적인 총평을 먼저 얘기하면,
오늘의 메인 기기는 미카도 CDP였는데,
CDP의 장점이나 단점을 찾아내는 본연의 임무(?)는 게을리하고
음악만 실컷 들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제 귀로 들려오는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들을 기기들의 방해 없이
아주 편안히, 아주 즐겁게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2장의 CD의 면면을 보면 완전 짬뽕이지요?
POP이나 메탈도 있고, 대편성과 클래식도 있고,
여성보컬이나 재즈, O.S.T 그리고 바람소리, 사이렌소리,
유리병에 동전 넣어 흔드는 소리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정말로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 쾌감과 신선한 감동을 맘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디오시스템에서 한 곡의 음악이 끝나는 순간, 박수를 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면
여러분께서 과연 몇 분이나 그 얘길 믿으실까요? 그런데 그랬습니다.
뭐 앰프가 어쩌고 스피커가 어쩌고의 얘기가 아니고
그냥 들리는 그대로의 음악을 느끼기에 너무도 편안했던 시스템이었습니다.
듣다보니 누구의 말처럼 프리도 파워도 소스도 스피커도 사라지고
음악만이 존재한다고 하더니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한참의 시간을 음악적, 기기적 만족을 위해
더 공부하며 많은 기기를 접하게 되겠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기준으로 기억 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서두에 이틀 간 두 번에 걸쳐 시청회에 참석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첫날 너무 좋은 소리였는데 혹시 아이어쇼 때문일까?
아니면 그날 기분이 그냥 그랬을까? 너무 여성보컬과 클래식만 들었나? 하는
의심 때문이었습니다. 워낙 좋다는 말을 아끼며 살다보니...^^
그래서 둘째 날은 메탈, POP, 스피디한 대편성 등을 더 들어봤습니다.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의 바이올린,
제니퍼 원스, 셀린디온, 사라 브라이트만, 자신타의 보컬,
호텔캘리포니아의 킥드럼, 메탈리카의 드럼과 기타, 브라이언브롬버그의 베이스 등등
가져간 CD를 넣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원하던 소리를 뽑아냅니다.
특히나 크림슨타이드의 장쾌한 드럼소리는 시청공간 앞뒤의 벽을 허물어버릴 듯 덤빕니다.
야! 이거 요런 진공관(EL34)으로도, 혼 스피커로도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깜짝 놀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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