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저널 60호 특집 2003 이해의 오디오 베스트 (가격 대비 성능 베스트 5) 부문
NAD C521i 리뷰입니다.
NAD C521i
꾸밈새보다는 기능적인 면에 더 중점을 둔 설계에 호감이…
- 이병문 / 레코드 평론가
필자는 음악 감상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곡의 전체적인 흐름과 하모니를 중시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구태여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적으로 다가가려는 초하이엔드 기기 보다는 보급기를 선호하는 편이며, 소리에 대해서도 비교적 대범하고 관대한 입장이다. 반면 기기란 자고로 조작이 간편하고 단순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오디오관을 지니고 있어서, 본기 정도의 제품이면 딱 필자 입맛에 맞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다. 작고 아담한 몸통에 검은색의 투박스런 외모는, 왜소하지만 묵묵히 자기 삶을 영위해 나가는 서민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두고두고 보아도 물리지 않을 견실함 까지도 꼭 닮았다. 사실 화려할수록 싫증도 금방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심플하고 단촐한 디자인에 더욱 정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액정창의 경우 15도 이상의 위에서 내려다보아야 비로소 명확하게 판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정면이나 그 아래 위치에서 쳐다보면 선명하게 식별되지 않아 곤란할 정도였는데, 이 점은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외모가 그러하듯, 내부 회로 역시 꾸밈새보다는 기능적인 면에 더 중점을 둔 설계인 듯 하다. 불안정하거나 심한 기복이 없고, 안정되면서도 소리의 일관된 흐름을 지니고 있어 좋았다. 핵심적인 기능만으로 유지될 수 있게, 군더더기를 과감히 제거한 탓이리라. 또 이런 과감한 시도가 결국 기기의 고장을 줄이고 나아가 수명까지 연장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본 기는 국내외에서도 이미 호평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이를 확인해 볼 요량으로 다양한 장르, 여러 음악을 선곡하여 10여 시간 넘게 시청을 해보았다. 음은 대체로 자극적이거나 모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운 소리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장시간의 시청에도 전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낯가림 없이 모든 쟝르의 곡들을 무난히 소화하는 포용력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이라든가 음색적인 리얼함의 묘사에 있어서는 불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그러한 부분은 고급기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한계점이자 디지털음이 안고 있는 숙명적 결함이 아닐까.
볼레즈와 빈 필이 연주한 말러의 교향곡 제3번(DG 474038)에서는 제1악장의 디오니소스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났다. 제 5악장의 여성과 소년의 합창, 그리고 메조 소프라노(안네 소피 폰 오터)의 노래는 마치 천상의 울림을 전하는 듯 정제된 아름다움을 잘 부각시켜 주었다. 느리고 완만한 것이 특징인 제6악장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감미로운 울림이 인상적인데, 두고두고 여운으로 남아 음미하게끔 만든다.
크레믈린 실내악단이 연주하는 로시니의 현악 소나타(Claves 9222)에서는 현악기의 울림이 매끄럽고도 유려하게 다가오며, 시프린과 링컨센터 소사이어티가 연주하는 베버의 실내악곡(Delos 3194)에서는 클라이넷의 따스하면서도 목가적인 음색이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롭게 들렸다. 또한 ‘서주, 주제와 변주’에서는 시프린의 클라이넷, 초량린과 토비 호프만의 바이올린, 파울 네이바우어의 비올라, 게리 호프만의 첼로가 저마다 개성 있는 소리를 뽑아내면서도, 가히 환상적이라 할 정도로 음색의 조화를 일궈낸다. 실내악의 진수를 만끽하게 하는 아주 훌륭한 제품이라고 적극 추천할 만하다.
번스타인이 지휘하고 테너 니콜라이 겟다, 웨스트민스터 합창단 등이 함께하는 야나체크의 ‘글라골루’ 미사(1963년 녹음, SONY 47590에서는 솔로 독창은 물론 합창과 오르간의 깊고 그윽한 울림이 대단히 이상적인 소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답답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곧 터틀 클릭 합창단의 성가곡(1998년 녹음, Reference Recordings 86)을 들어 본 바, 소리가 생동감있게 살아나는데, 이를 보면 녹음 소스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하다.
특히 sony의 헤리티지 마스터 워크 시리즈 중 비첨이 뉴욕 필이 지휘하여 연주한 멘델스죤의 ‘이탈리아’ 교향곡은 1942년에 녹음된 오랜 모노 녹음의 복각 CD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어 인상깊었다.
※ 스펙 보기(521i와 521BEE의 차이는 i는 구형, BEE는 신형 입니다)
http://kaudio.co.kr/shop/bemarket/shop/index.php?pageurl=page_goodsdetail&uid=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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