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사용기
편안한 스피커 - 탄노이 웨스트민스트 HW
작성자 : 고 명섭(koh6471@hanmail.net) 작성일 : 2007-01-16 조회수 : 2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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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던 고향 동네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식목일에 친구들과 도시락을 싸들고
앞산으로 올라 동네를 둘러싼 산을 종주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멀리서 낙동강 줄기를 보았습니다.
커다랗고 시퍼런 물줄기가 뱀처럼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보고서
충격을 받고 한참 지켜보았습니다. 작은 개천만 보며 살았던 촌놈이라
그런 물줄기가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요. 아마 리빙스턴도
빅토리아폭포를 보고서 그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91년 오디오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고서
어느 손님 댁에서 커다란 스피커를 보고는 충격에 가까운 놀라움을
받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스피커가 장롱보다도 더 크게 보였습니다.
촌놈이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꾸만 견문을 넓혀야 합니다.




저를 놀라게 했던 스피커가 탄노이의 웨스트민스트입니다.
키가 130cm에다 폭이 1m가 넘고 깊이도 60cm가 넘는
그 스피커는 촌놈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합니다.
또 한 번 놀란 건 소리입니다. 스피커를 구동시키니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엄청난 저음의 양감에 놀랐습니다.
15인치 우퍼와 큰 인클로저에서 나오는 저음은 지진처럼
느꼈습니다(표현이 너무 과했나?). 당시는 양감이란 표현도
쓸 줄 몰랐지만 대단했다는 기억밖에 없습니다.




저런 건 얼마면 살 수 있을까 감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스피커를 들여놓을 공간은 어떠해야 합니까?
그런 거 저런 거 생각을 하다보니 아무나 쓸 수 있는 그런 스피커가
아니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좋아져서 요즘은
음악을 좋아한다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때가 되었지요.

1980년이 된다면 100억불 수출에 1인당 GNP가 1000불이 넘는다는
희망이 살아있던 70년대와 3000억이 넘는 수출을 하면서도 희망보다는
아픔이 많은,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은 꼭 취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봅니다. 취미를 갖는다면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도 한 가지쯤은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취미가 있을 테지만 그 중 오디오도 하나일
것입니다. 직장이란 전장(戰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집이라는 휴식처에서 풀어
또다시 쌓이는 전장의 스트레스를 채울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편으로
오디오도 그만이다고 생각합니다. 취미를 갖는 것은 삶의 질도 높이는 방편이기도
합니다.

탄노이의 스피커군은 대체로 감도가 높아서 큰 출력을 요하지
않으며 첼로 같은 저역이 풍부한 음악에서는 발군입니다.
따라서 감도가 높기 때문에 대체로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면 무난하게
소리를 내줍니다. 값이 꼭 비싼 앰프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값싼 진공관 앰프로도 얼마든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그냥 편하게 듣는 스피커입니다.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다면 반드시 턴테이블을 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이 스피커가 나왔을 당시엔 대부분 LP를 많이
들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LP의 소리는 이 스피커와 어우러져
정감 있는 소리를 낼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때에는 훌쩍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혼자서 가만히 듣는 음악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탄노이로 음악여행 한 번 떠나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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