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가 가장 안정된 설계와 특유의
감성을 한층 세련되게 담아내던 시기의
대표 라인업입니다. 이 시기의 모델들을
하나씩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데, MC500
파워앰프, C40 프리앰프, MR7084 튜너,
MCD7009 CD 플레이어를 한자리에 놓으면
 그 자체가 하나의 컬렉션이 됩니다. 각
기기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지만
설계와 감성의 근간이 같아서 조합했을
 때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블루 아이라
불리는 전면의 미터 조명이 동시에 켜지는
 순간, 이미 절반은 매킨토시에 빠져든 셈입니다.

MC500은 매킨토시 스테레오 파워앰프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모델입니다. 
 채널당 500W라는 수치는 단순히 크고
힘세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매킨토시의
Autoformer 설계로 어떤 부하에서도 동일한
출력을 내며, 장시간 운용에도 전혀 지치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했습니다. 스테레오 섀시
하나에 담아내면서도 실사용에서 모노블럭에
필적하는 구동력을 보여줬고, 당시 기준으로
‘무엇이든 울린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았습니다.
이 안정성과 구동력 덕에 스피커 매칭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초기형은 하부 셰시가 크롬이었고, 후기형은
사진과 같이 블랙입니다. 후기형이라 그런지
상태는 아주 깨끗합니다. 전면 은색 손잡이가
고정되어 있는 검은색 패널이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어 검붉게 변해있는 물건들이 많은데,
이 MC500은 변색 없이 시크한 블랙이 살아있습니다.

C40 프리앰프는 매킨토시만의 아날로그
감성과 유연한 세팅 능력을 모두 갖춘
모델입니다. 8밴드 그래픽 EQ는 단순한
튜닝을 넘어 방 환경이나 스피커
특성에 맞춘 세밀한 보정이 가능했고,
포노단은 MM과 MC를 모두 지원하며
S/N비가 높아 LP 감상에서도 깔끔한
재생음을 들려줍니다. MC500과 매칭했을
 때는 C40이 만들어내는 섬세한 뉘앙스와
 이퀄라이징이 그대로 힘을 얻어 구간별로
 힘이 빠지거나 색이 변하는 일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MR7084 튜너는 아날로그 FM의 매력을
매킨토시 스타일로 구현한 기기입니다.
당시로서는 매우 낮은 수신 노이즈와
정확한 튜닝 메커니즘을 갖췄고,
라디오 방송의 음색을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풀어냅니다. 오늘날에는 라디오 청취
 비중이 줄었지만, MR7084로 듣는 FM은
여전히 따뜻하고 밀도 있는 즐거움을 줍니다.

MCD7009 CD 플레이어는 매킨토시가
디지털 소스기에서 보여준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기기입니다. 20비트 DAC를 사용하고,
지터를 최소화한 클럭 설계로 깨끗하고
매끄러운 아날로그 출력단을 구현했습니다.
당대 고급 CDP들과 비교해도 투명도와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이 네 기기는 각각 단품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지만, 같은 시대와 설계 철학을
공유하기에 함께 구성했을 때 진정한
시너지를 냅니다. 단순히 동일 브랜드
세트가 아니라, 매킨토시가 전성기
시절에 완성한 사운드와 디자인을
고스란히 간직한 조합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구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상태 좋은
세트를 찾기는 더욱 쉽지 않습니다.
매킨토시를 깊게 경험하고 싶은
분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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